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40일간의 침묵을 깨고 작심발언을 내놓자 정치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4일엔 윤 총장에 대한 대선주자 지지율이 크게 상승한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와 야권을 중심으로 ‘윤석열 대망론’이 떠오르는 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윤 총장은 지난 3일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축사를 통해 “우리 헌법의 핵심가치는 ‘자유민주주의’”라면서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한다”고 밝혔다.

[취임1년, “독재와  전체주의 배격해야” 현정권 ‘직격’]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를 통해 실현된다”면서 “특히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어떤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총장은 또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돼야 한다”고도 했다.

자유민주주의 개념을 명쾌하게 설명하기 위한 표현이지만, 보기에 따라선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정조준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 한 마디 안에 민주당 집권 사회 상황이 그대로 담겨 있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표현이라고 풀이했다.

이런 가운데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총장에 대한 지지율이 전월보다 3.7%포인트(P) 상승한 13.8%를 기록했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 이재명 경기지사에 이어 여야 통틀어 3위를 차지한 것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7∼31일 전국 성인 25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 이낙연 의원은 25.6%, 이재명 지사는 19.6%로 각각 집계됐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9%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또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참조).

윤 총장의 선호도는 야권 주자인 홍준표 미래통합당 의원(5.8%),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4.9%), 오세훈 전 서울시장(4.3%)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이에 2위 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이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야권 차기 주자'로 최근 여론조사 기관 등에서 거론되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지난 28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지난 여름 야권의 중요한 주자로 떠오르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치고나가’는 3위 尹, ‘진작에  알았다’는 2위 이재명]

이 지사는 "(윤 총장은) 원래 강골 검사로 국민에게 각광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조국 전 장관 문제로 충돌이 발생하면서 물러서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리멸렬한 야권의 후보 중에서 국민 눈에 띄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지난주 돌연 취소했던 검찰인사위원회 일정을 다시 잡았다.

오는 6일 검찰 고위간부들의 승진과 전보 인사를 논의하기로 했다. 추 장관이 취임한 뒤 두 번째 인사로 이번 인사가 마무리되면 윤석열 검찰총장의 입지가 더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으로 재차 윤 총장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망론’ 본인 ‘권력의지’가 중요]

‘윤석열 대망론’의 부상은 범야권에 마땅한 대선주자가 부재한 측면이 있지만 조국 사태이후 현 정권과 ‘각’을 세우면서부터 대망론이 나왔다.

특히 추미애 장관과 충돌하면서 여권에서조차 ‘윤석열 대망론’을 키운 장본인이 추 장관이라는 냉소적인 평가도 내리고 있다.

한편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대선에서 검찰 출신 인사가 대통령이 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만큼 검찰 출신 정치인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윤 총장의 권력의지가 선행돼야 대망론이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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