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의혹이 검찰 내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검찰이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정진웅 형사 1부장과 한 검사장 간 육탄전이 벌어졌다고 알려지자 이와 관련한 고소전이 펼쳐지고 있는 형국이다.

한 검사장 측은 일방적 폭행을 당했다며 정 부장검사를 고소했고, 수사팀은 한 검사장에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이 가운데 시민단체까지 나서 정 부장검사를 특수폭행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한 상태다.

검사육탄전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상황, 이 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던 정 부장검사는 하루만인 30일 서울성모병원에서 퇴원했다. 퇴원은 했지만 통원치료를 이어가겠다는 것이 정 부장검사 측 입장이다.

앞서 29일 오전, 정 부장검사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소속 검사들은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에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칩에 대한 입수수색을 집행했다.

한 검사장이 예정된 소환조사를 또 거부하자 수사팀이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하고자 압수수색에 나선 것. 이 과정에서 한 검사장과 정 부장검사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파장이 일었다.

한 검사장 측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정 부장검사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정 부장검사의 허락을 받고 변호인과 통화하려 했지만 갑자기 정 부장검사가 탁자 너머로 몸을 날리며 한 검사장의 팔과 어깨를 움켜쥐고 소파 아래로 넘어뜨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부장검사는 한 검사장이 휴대전화에 무언가 입력하려 했고, 압수물 삭제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즉시 휴대전화를 압수하려 했을 뿐이라 반박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 검사장이 휴대전화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했고, 팔을 뻗는 과정에서 중심을 잃으면서 한 검사장과 함께 넘어졌다는 것이 정 부장검사 측 설명이다.

특히 정 부장검사는 입원 사유에 대해 한 검사장의 변호인이 현장에 도착한 이후 긴장이 풀리며 팔과 다리에 통증 및 전신근육통 증상을 느껴 인근 정형외과를 찾았다는 설명이다. 혈압도 상승해 종합병원에 입원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방적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한 검사장 측은 압수수색이 진행된 당일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풀려고 하는데 정진웅 부장검사가 한 검사장을 넘어뜨리고 팔과 어깨를 움켜잡았다"는 입장문과 함께 서울고검에 정 부장검사를 독직폭행 혐의로 고소하고 감찰을 요청한 상태다.

서울고검은 감찰요청을 받고 즉각 감찰에 착수했다. 이에 맞서 정 부장검사도 한 검사장을 무고 및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도 "한동훈 검사장이 전화를 거는 과정에서 증거 인멸로 의심되는 행동이 있었고, 이를 제지하다가 정진웅 검사가 넘어져 병원 진료까지 받았다"고 정 부장검사를 두둔하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압수수색은 한 검사장 측 변호인이 도착한 뒤에는 절차에 맞게 이뤄졌기에 증거 능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수사팀 측 입장이다.
 
육탄전이 벌어진 당시 압수수색 현장 장면은 녹화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측은 전날 압수수색 장면을 캠코더 영상으로 찍었지만 문제가 된 부분은 녹화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법무연수원 직원이 육탄전 이후의 상황을 추가로 촬영한 장면은 있다고 전해진다.

한 검사장과 정 부장검사의 육탄전 진실 공방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29일, 정 부장검사를 특수폭행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하고 나섰다.

고발 이유에 대해 법세련은 "사건을 수사 중인 부장검사가 현장에서 검사장을 폭행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군사작전 하듯 압수수색을 시도하며 한 검사장을 폭행한 것은 수사가 아니라 법과 원칙도 없는 막가파식 폭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