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관중 형태로 진행했다지만 늘어나는 확진자 추세 속 집단감염 우려
- 출연진·공연 스텝 포함하면 100여명 안팎 밀집…방역당국 '예의주시'
- 오비맥주 측, 감염 우려에도 공연 강행…답변 불응 등 ‘배 째라’ 식 대응 논란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촬영 스튜디오에서  ‘2020 카스 블루 플레이그라운드 커넥트 2.0(이하 CBP)’ 뮤직 페스티벌 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오비맥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촬영 스튜디오에서 ‘2020 카스 블루 플레이그라운드 커넥트 2.0(이하 CBP)’ 뮤직 페스티벌 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오비맥주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방역당국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자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하게 주문한 가운데 오비맥주가 엄중한 시기에 자사 브랜드 홍보를 위한 ‘카스 블루 플레이그라운드 커넥트 2.0(이하 CBP)’ 뮤직 페스티벌을 통한 축제 마케팅을 강행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루 50∼60명꼴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류가 빠르게 재확산되고 있어 자칫 공연장발 집단감염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코로나 시국에 기업이 적극 나서 사회적 본보기가 되어야 함에도 매년 오비맥주가 카스 브랜드를 띄우기 위한 홍보 전략이 고객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 가운데 CBP 뮤직 페스티벌 행사가 ‘온택트’ 방식으로 열리는 만큼 큰 문제없이 진행됐으며, 행사가 이미 끝난 판국에 취재하는 것이 의미가 있냐는 오비맥주 대응도 도마위에 올랐다.

본지는 오비맥주에  ‘2020 CBP 뮤직페스티벌 행사 진행 방식’, ‘방역 지침 준수 계획’과 관련 수차례 전화와 문자를 남겼으나 연락이 닿지 않다, 행사가 끝난 직후 5일이 지나서야 겨우 연락이 됐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우리가 행사를 주최한 것은 맞지만 실제 행사 총괄을 외주업체에 위탁한 걸로 안다”면서 “구체적인 장소와 행사 집객 인원은 마케팅팀을 통해 파악해야 하는 관계로 지금 당장은 알려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사가 이미 끝났는데 지금 와서 취재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면서  “제 때 답변을 못해드린 것은 죄송하지만 아무것도 알지못하는 우리로선 어쩔 수 없다”며 황당한 해명을 늘어놨다.

<뉴스워치>가 취재한 결과 23일 복수의 대형 공연기획사에 따르면 ‘2020 CBP 뮤직 페스티벌’ 관련 전체 공연은 ‘인천 영종 파라다이스시티 촬영 스튜디오’에서 일괄적으로 진행됐다. 공연 출연진과 스텝진들이 한 곳에 모여 행사를 개최했다는 얘기다.

수년 째 카스 뮤직페스티벌 행사에 행사 관계자로 참여했다는 정 모씨(38)는 “오비맥주는 카스브랜드를 앞세워 여름 특수마케팅을 비롯해 평소에도 다양하게 뮤직페스티벌 행사를 여는 걸로 안다”며 “올해는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위기 상황 속에서 전 국민이 생활속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와중에 기업들이 엄중한 상황을 외면하고 뮤직 페스티벌을 통해 브랜드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결코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개최된 ‘2020 CBP 뮤직 페스티벌’은 지난 18일 토요일 오후 7~10시 카스 공식 유튜브·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중계됐다. 카스 공식 SNS 채널에 게시된 행사 포스터 내의 QR코드로 접속, 만 19세 인증을 거친 고객들에 한해서만 시청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오비맥주는 다만 코로나 19 확산을 우려해 공연이 열리기 전까지는 감염 예방차원에서 공연 장소를 철저히 함구해주길 당부했다는 것이 올해 공연을 준비한 기획사 측의 설명이다.

한 공연 기획사 관계자에 따르면 “라인업이 확정된 출연진은 오비맥주가 섭외한 공연장소를 직접 방문해 공연을 진행한다”며 “코로나에 따른 확진자 발생을 우려해 안전 방역 차원에서 소속사 관계자들에게도 장소공개는 절대 함구해달라고 요청받아 우리도 행사 장소는 언급하기가 곤란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올해로 6회 째인 CBP는 젊은 소비자를 겨냥해 기획한 뮤직 페스티벌이며, 2015년 8월 처음 열렸다. 특히 올해는 신종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온택트’ 형태로 진행한다는 것이 오비맥주 측의 설명이다.

유희문 오비맥주 마케팅 부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도 카스를 사랑해주시는 젊은 소비자분들께 여름을 즐길 수 있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자 최정상급 아티스트들과 CBP를 준비해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며 “카스는 앞으로도 젊은 소비자들과 소통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이번 행사가 관중없이 온택트 방식으로 열렸다지만 공연에 출연하는 K팝 및 힙합 아티스트는 총 9팀이다. 확인된 출연진만 20명인 데다 매니저와 코디네이터까지 포함하면 40명에 이른다.

여기에 공연 준비를 위해 투입되는 스텝까지 포함하면 자그마치 100명 안쪽의 인원이 현장에 투입되는 셈이다. 집단 감염을 충분히 우려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당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3월 22일부터 5월 5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 체제를 도입해왔으나 진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이달 6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했다. 서울 시내 한 공공기관 외벽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한 2주간의 '잠시 멈춤' 캠페인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당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3월 22일부터 5월 5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 체제를 도입해왔으나 진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이달 6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했다. 서울 시내 한 공공기관 외벽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한 2주간의 '잠시 멈춤' 캠페인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편 서울을 중심으로 좁은 공간에서의 집단감염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뮤지컬 공연 ‘오페라의 유령’이 열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출연자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파장이 일었다.

지난 5월 초 시작된 이태원 클럽발 N차 집단감염은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이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70%인 12개 시도로 전파됐으며, 접촉자로 인한 감염률은 4.6배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 질병관리본부의 증언이다.

아울러 최근 강남구 역삼동 방문판매 소모임과 서울 관악구 사무실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오비맥주의 뮤직 페스티벌 강행은 여러 우려를 낳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 당국은 현재 지역 관할에 소재지를 둔 모든 공연시설에 ‘생할 속 거리두기’ 실천을 위한 ‘공연장 잠시 멈춤 및 감염예방수칙 엄수 협조요청’을 보내 공문 내용을 지키지 않는 공연장에 감염병 관련 법률에 따라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통보하는 한편, 확진자 발생 시 진단과 치료 등에 소요된 비용에 대한 구상금을 청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정부 당국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 따라 현재 상당수 공연행사가 중단되거나 연기된 상황에서 오비맥주만 유독 브랜드 홍보를 위한 과열 마케팅을 진행한 것 자체가 논란거리가 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지난 5월 이태원발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로는 프로야구를 제외한 축제 행사나 음악공연 행사는 손에 꼽힌다”면서 “이맘때면 잠실경기장에서 여러 행사가 열리는 데도 불구하고 올해는 6월부터 행사가 아예 열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은 물론 공연기획사들도 코로나 19를 의식한 나머지 몇 달 전부터 예약한 대형 공연도 예약을 취소하는 데다 주최 측도 기업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라도 코로나사태에 연루되는 것 자체를 꺼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비맥주로부터 뮤직 페스티벌을 개최한다는 별도의 소식은 전해듣지 못했지만 주말 피크타임에 열리는 데다 2030 젊은 층의 관심이 높은 공연인 만큼 자칫 잘못했다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는 등 논란이 될 소지가 있는 만큼 방역수칙 준수 및 방역관리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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