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강민수 기자] 현재 서울에 살고 있는 단순노무·장치기계 및 조립·서비스·판매 등에 종사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9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서울살이는 대한민국에 태어난 한국 국적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힘들다. 그런데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는 어떨까.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한 달 간 설문에 동의한 외국인 근로자 700명을 대상으로 서울살이에 대해 일대일 면접조사를 통해 ‘서울거주 외국인주민 생활환경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주고, 근로, 생활환경 등 11개 분야, 93개 설문으로 이뤄졌다.

조사결과 이들 외국인 근로자들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다(45.8%)’는 생각을 갖고 한국에 입국했다. 그러면서 하루 평균 11시간을 일하며 월급으로 평균 189만 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분포는 151~200만원이 47.8%, 201~250만원이 24.8%, 100~150만원이 15.3%, 251~300만원이 7.0%로 나타났다.

이 중 중국동포 등 외국국적동포인 방문취업자 급여(192.4만원)가 태국, 필리핀 등에서 온 비전문취업자(151.9만원)보다 약 40만원 많게 나타났다.

외국인근로자의 서울 생활환경에 대한 종합만족도는 5점 만점에 3.57점으로 ‘다소 만족’의 수준을 나타냈다.

세부적으로 기본 생활환경 만족도는 교통 > 문화 > 주거 > 의료 순으로 ‘다소 만족’(3.56점)하고, 외국인주민 관련 생활환경 만족도는 수용태도 > 지원시설 > 시설운영 순으로 ‘보통 만족’(3.18점) 수준이었다.

거주하는 주택형태로는 단독주택(44.1%), 연립·다세대·빌라(41.4%), 회사 기숙사(6.2%), 아파트(6.2%) 순으로, 보증금 있는 월세(63.7%)가 가장 많았다. 전세 보증금은 2천만 원 미만(77.2%), 월세는 20~40만원(70.2%)이 가장 많았다.

평일 여가생활은 TV 등 시청(54.3%)이나 휴식(29.8%)을 취하며, 주말에는 친구나 친척 등과 친교활동(33.4%)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외국인근로자 10명중 8명은 최근 1년 이내 서울에서 경험한 문화·체육행사가 없다고 응답했다.

의료서비스와 관련해 외국인근로자의 건강보험 가입률은 41.5%로 낮게 나타났는데, 미가입사유로 비싼보험료(42.7%), 건강해서(16.7%)를 들었다.

주로 이용하는 의료시설로는 일반 병원(46.9%), 약국(12.9%), 종교시설내 의료서비스(5.8%), 보건소(4.6%) 순으로 꼽았다.

한편, 외국인 의료환경의 불편한 점으로는 높은 진료비용(45.5%), 의료기관 정보 부족(28.6%), 외국인주민 전담병원 등 부족(26.7%), 외국어 서비스 부족(14.2%) 순이었다.

외국인근로자가 서울생활을 하는데 가장 불편한 것이 무엇일까. 한국인이라면 아마도 의사소통이라고 생각하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초기 정착단게에서는 의사소통이 46.2%로 나타났지만 현재는 외국인근로자 90.1%가 한국어로 의사소통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87.5%는 한국어 독해능력도 가능했다.

결국 외국인근로자의 어려움은 편견과 차별(40.1%)을 꼽았고, 비전문취업자는 초기 정착과 비슷하게 현재 생활에서도 의사소통(26.0%)을 가장 힘든 점으로 꼽았다.

한국생활이 어려울 때 도움상대로는 ‘한국에 사는 모국인’(35.7%), 배우자(28.8%) 순으로 많았고, 주로 ‘정신적 대화 및 위로’(46.9%)로 가장 많이 도움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영준 서울시 외국인다문화담당관은 “이번 서울거주 외국인주민 생활환경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외국인근로자만의 특성과 요구를 정확히 분석할 계획”이며, “이를 활용해 외국인근로자가 차별받지 않고, 인권을 보호받고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지원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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