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지, 전미경제조사회 '행복 반감기' 보고서 보도

[뉴스워치=이정우 기자] 최빈층이라도 물질적으로 더 많은 것을 갖게 됐을 때 일시적으로만 행복할 뿐 결국에는 본래 자신이 행복한 정도, 즉 개인마다의 ‘행복 기준선’으로 돌아가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포천지는 전미경제조사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 ‘행복의 반감기’에 따르면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에 거주하는 최빈층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들은 멕시코와 우루과이, 엘살바도르 등의 국가들에서 변변한 집도 갖지 못한 채 물과 전기, 위생시설이 없는 빈민가에서 살아가던 이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 중 일부는 아주 낮은 가격에 주택을 제공받아 기존보다 훨씬 더 나은 환경 속에서 살아갈 기회를 얻었다. 바닥과 지붕, 이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벽 등을 모두 갖춘 1000달러짜리 집에 10%의 가격만 지불하고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진들은 이들이 새 집으로 이사한 후 몇 달간 행복도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관찰했다. 그러자 새 집으로 이주한 직후 연구 대상자들은 높은 행복감을 느꼈지만 8개월이 지난 후에는 당시 이들이 느꼈던 행복도의 60%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연구들이 뒷받침한 ‘쾌락의 쳇바퀴(hedonic treadmill)’ 현상과도 맥을 같이 한다. 쾌락의 쳇바퀴란 소득 증가 수준이 개인의 만족감이나 행복감의 정도와는 상관관계를 보이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다만 이번 연구는 기본적인 조건조차도 갖추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생활 수준이 상승하는 데서 온 행복감이 시간이 지나면서 본래 행복을 느끼는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경향을 보인다는 사실을 드러낸 첫 연구다.

그간의 연구들은 주로 기본적인 생활 조건을 갖추고 살아가는 이들의 경우 소득의 증가와 행복도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뒷받침해 왔다.

포천은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두고 결국 인간의 행복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절대적인 물질적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논평했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