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전수용 기자] 국내 재벌기업들을 살펴보면 부모지간 또는 형제지간의 경영권 다툼이 일반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 현대가의 故 정몽헌 회장과 정몽구 회장이 그러했고, 최근에는 롯데가의 신동주,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반면 동업으로 시작한 창업부터 완전히 계열분리가 된 현재까지 아름다운 상생경영을 펼치는 재벌가도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재벌가는 구씨와 허씨가 각각 경영하는 LG그룹과 GS그룹이다.

LG그룹의 창업주인 연암 구인회 회장은 지난 1931년 경상남도 진주시에서 구인회상점이라는 상호명의 포목상을 창업해 1940년 주식회사 구인상회로 발전, 운수와 무역 등으로 사업이 확대됐다.

이후 1941년 구인회 회장과 사돈관계에 있던 만석군인 허만정이 큰 자본을 투자해 각각 65대 35의 지분을 발판으로 동업 관계를 맺어 현재 LG그룹의 모태인 '락희화학'을 설립하게 된다.

이때 허만정은 구인회 회장으로부터 자신의 셋째 아들인 허준구 회장에게 경영수업을 맡기게 된다.

이때 허만정은 허준구 회장에게 "경영은 구씨 집안이 알아서 잘 하니 처신을 잘 해서 돕는 일에만 충실해라"라고 당부 했다는 일화가 있다.

이에 선대의 큰 뜻을 새기며 허씨 가문은 줄곧 재무와 공장관리 등 내조자의 역할과 2인자에 만족하고 그룹요직에 포진됐어도 절대 구씨 가문 앞으로 나서지 않았다.

2세 경영에 있어서도 구자경(LG 명예회장)과 故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 역시 선대의 유대관계를 유지해가며 전자와 화학 등은 '구씨일가'가, 유통과 에너지, 건설 등은 '허씨일가'가 경영을 주로 맡게 된다.

이 가운데 지난 2002년 허준구 회장의 사후 3세 경영이 시작되며 구본무 현 LG그룹 회장과 허창수 현 GS 그룹 회장 체계가 되면서 허준구 회장의 사후 3세 경영부터 지분구조상 어쩔 수 없이 분할이 시작된다.

지난 2004년 7월 1일 그룹 분할을 두고 LG와 GS의 47년간의 동업관계는 아름답게 종지부를 찍으며, 당시 언론들은 '아름다운 이별이다'라는 기사들을 쏟아낸다.

이는 동업관계가 있었던 두 집안이 공동 경영을 하는 동안 전혀 갈등이 노출되지 않고 구씨와 허씨가 그동안 보여준 아름다운 상생을 보여주는 국내 재벌가에서는 보기 드문 결과였다.

이와 함께 LG와 GS는 계열 분리 후 5년간 서로가 영위하는 사업에 진출하지 않는다는 신사협정까지 체결하게 되며 실제로 그 약속을 잘 지켜 이어왔다.

그러던 가운데 상호 신사협정의 약속이 깨질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가 운명처럼 다가오게 된다.

그것은 바로 지난 2013년 'STX 에너지' 인수전에 양 사가 모두 뛰어들게 되면서이다.

당시 STX 에너지는 발전사업을 주로 하는 기업으로, STX 그룹 내에서는 알짜기업가운데 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다.

매출이 약 1조 3천억에 육박하고 영업이익 600억의 회사이며, 무엇보다 이 회사의 매력은 제5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돼 동해에 1200MW규모 화력발전소를 착공해 건설 중이었다.

따라서 국내발전산업을 운영하는 메이저 기업들인 GS와 포스코, SK는 물론 LG상사, 삼탄까지 인수전에 뛰어 들었다.

당시 STX에너지 인수전에 참여해 성공하면 국내 민간발전기업 가운데 압도적인 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기 때문에 너도나도 입찰에 참여했다.

이 때 LG상사와 GS에너지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고 결국 STX에너지라는 거대 공룡 회사를 인수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LG그룹과 GS그룹은 서로 몸은 떨어져 있을지 언정 서로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남들은 할 수 없는 과감한 '상생'을 선택한 것이다.

이후에도 현재까지 LG그룹은 건설관련 일이 있으면 GS에게 맡기고, GS그룹은 필요한 용품들이 있으면 LG그룹으로부터 구입하는 등 상호 협력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특히 야권의 현 모습을 보면 ‘답답’하다.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하자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지난 13일 탈당한 안철수 전 대표의 행보를 보면 LG·GS家의 아름다운 미담과는 대비된다.

대개 한솥밥을 먹게 되면 즉, 동업자 관계가 된다면 서로 경쟁을 하게 되면서 싸움이 일어나기 마련인데 LG·GS家는 귀감이 된다.

반면, 동업자 관계였던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는 권력을 나눠가질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서로 물어뜯기 바빴다.

이들이 과연 동업자 관계였는지 의심이 될 정도다. 지난 대선 당시에도 안철수 전 대표가 아름답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 했지만 실제로는 서로 섭섭한 감정을 노출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안철수 전 대표가 입당을 한 후 문재인 대표와 경쟁 관계를 벌이면서 서로에 대해 비난을 하기에 바빴다.

그 결과가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이다.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은 결국 야권이 붕괴되는 현상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LG·GS家가 서로 경영권을 차지하고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동업자 관계를 버리고 서로 물어뜯었다면 오늘날의 LG·GS는 없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서로 물어뜯는 관계가 지속된다면 결국 두 사람 모두 공멸할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의 공멸은 결국 야권의 공멸이다.

이렇기 때문에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는 LG·GS家의 아름다운 미담을 보고 배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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