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인간의 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혼자 하던 일에 인공지능이 함께함으로써 시너지를 내 더 좋은 결과를 창출할 수 있다. /사진=인터넷커뮤니티

[뉴스워치=김웅식 기자] 1990년대 초 지역 언론사에 입사했을 때, 사무실 한쪽에 납으로 된 글자를 모아놓은 공간이 눈에 띄었다. 납 활자 보관소였다. 

납 활자를 일일이 뽑아 글자를 만드는 문선공이라는 직업이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 그런데 몇 년 지나지 않아 컴퓨터로 기사 집배신이 이뤄지면서 문선공은 박물관 속 유물이 되었다.

새로운 음반 출시 소식이 들린다. 인공지능(AI) 작곡가 이봄(Evom)이 싱글 앨범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타이틀곡 ‘수고했어 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힘든 일상 속에 지쳐가는 ‘나’에게 감미로운 선율로 괜찮다고 위로한다. 정말 본격적인 AI 음악 시대가 열리는 것일까? 

인공지능(AI)이 특정 분야에서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바둑기사 이세돌을 뛰어넘은 건 오래 전 일이다. 음악을 작곡하고 글을 쓰는 데서도 인공지능은 인간을 능가하고 있다. 인공지능 의사, 기자, 아나운서가 등장했고, 앞으로 많은 분야에 인공지능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 일자리 60%는 지금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직종일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단순 반복적 업무는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체되고, 인간은 창의적·감성적인 일자리를 차지하게 될 듯하다. 자연히 ‘나의 일자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궁금증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한국경제원 분석에 따르면, 기존 실업자 110만 명에 더해 코로나로 인한 신규 실업자가 3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경제가 V자로 회복하지 않는 한 높은 실업률과 반실업, 저고용은 상당 기간 지속될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소설 ‘반지의 제왕’에 버금가는 작문 실력을 갖춘 인공지능이 개발됐다. 개발자들은 이 인공지능의 실력이 뛰어난 나머지 가짜뉴스 양산, 학생들의 과제와 논문에 악용될 것을 우려해 시중에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제 인공지능을 거부하기보다는 산업적으로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경비를 절감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데 이용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혼자 하던 일에 인공지능이 함께함으로써 시너지를 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한 종류의 일거리가 아니라 여러 종류를 다루는 소위 다모작 근로 형태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로 하지만 병행해서 하고 싶은 다양한 일, 예를 들면 가구 주문 제작이나 여행 작가처럼 전혀 다른 종류의 일거리를 받을 수도 있겠다.

아마존은 더 빠른 배송을 위해 미국 전역의 물류센터에 로봇을 도입했다. AI 예측결과에 따라 배송할 상품들은 자동으로 포장하는 직원에게 이동한다. 과거 상품재고 창고에 직접 찾아가서 물건을 꺼내던 방식에서 시간과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AI와 로봇 도입은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과 단순 작업 감소라는 결과를 낳았다. 

단순작업이 줄었다고 일자리가 감소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기존 근무자는 로봇관리자로 변신했고, 로봇엔지니어, 물류데이터과학자 등 기존 물류센터에서 볼 수 없던 많은 직업이 새로 생겨났다.

아마존은 2025년까지 물류 및 배송센터 등에서 근무하는 기존 직원 10만명을 대상으로 7억 달러 규모의 재교육 투자를 통해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고, 시간당 임금을 기존의 2배로 올리는 조치도 취했다. 노동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이 신규 고용창출과 더 높은 임금, 복지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된 것이다.

보도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지만, 인공지능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발생 몇 개월 전에 경고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전 세계 항공 티켓팅 날짜를 분석해 코로나19의 확산 경로까지 정확하게 알아냈다고 한다. 65개 언어로 된 언론 보도, 동식물 질병 발생 보고서, 비정상적인 사건 징후를 소개하는 블로그를 분석해 예측했다고 한다. 

지금 같아서는 신종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인류의 안전을 지키는 인공지능 로봇과 코로나19 치료제가 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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