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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 칼럼] 탈북자와 공공복리의 오류…그리고 금성사 해고자 이균하 씨 이야기

[뉴스워치] 남북관계가 급변하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

다음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군대에 넘기겠다"라고 말하는 등 북한의 대남비난 수위가 높아지자, 청와대는 6월 1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화상회의를 오늘은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열었다. 북한은 6월 13일부터 남한을 적국이라 부르면서 모든 통신선을 끊었다.

청와대와 노동당사 사이의 핫라인과 개성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전화, 동해·서해 통신선 같은 군(軍) 당국 간 통화 채널, 이것을 모두 끊어 버린 것이다.

그간 남한은 북한에 유화적 제스처로 일관했다. 2019년 6월 '영변 핵시설 전면 폐기가 북한 비핵화의 되돌릴 수 없는 단계'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과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영변 핵 폐기는 비핵화로 가기 위한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드는 입구"라는 설명이 있었다. 올해 들어 문 대통령 신년사에서 ‘북한 핵 폐기’ ‘비핵화’라는 단어는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러나 영변 핵시설은 폐기되지 않았고 북한의 핵무장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영국의 국가전략문제연구소 IISS는 최근 보고서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에게 한반도 중재자 역할을 빼앗겼다"라고 했다. 이 와중에 김 씨 부자는 핵무기를 완성하고 60기 핵탄두를 실전 배치했다. 지금으로서는 정부의 대북 유화정책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강력 항의에 정부가 전단살포를 금지하는 한편 이와 관련된 법을 제정하겠다고 하자 이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탈북자의 대북 전단 살포는 정부의 행위가 아닌 시민의 행위이고 이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반론에 대해 정부 측은 공공복리를 위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공공복리의 개념은 본질적으로 개별적 이익에 앞서는 사회 전체의 이익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는 전체주의 사상에 많이 이용되어 왔다. 그래서 절대주의 국가에서, 20세기 독일 일본 등 전체주의 국가에서, 공공복리의 우선을 강조하였다. 공공복리의 개념은 그래서 제한적으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전제 아래 운용되어야 한다.

공공복리 남용이나 오용은 때에 따라 다른 소중한 가치의 파괴를 불러올 수 있다. 노동삼권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권위주의 시절에 헌법상의 노동삼권은 공공복리의 이념으로 자주 제한받아 왔다.

이균하 씨는 70이 훌쩍 넘은 해고노동자이다. 이균하 씨가 청춘을 바쳤던 창원에 있는 금성사는 제1공장과 2공장이 있다. 지금은 LG로 이름을 바꿨지만 당시 금성사는 대규모 공장으로 노동조합은 이웃에 있는 금성산전 노동조합과 함께 1989.4.11.~5. 10.까지 노조 민주화를 외치며 만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파업을 벌였다.

회사의 강경대처에 파업은 결국 실패했고 당시 파업을 주도한 이균하 씨는 구속됐다.

이후 금성사는 91년 4월 이균하 씨를 상대로 모두 2백56억여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노동조합원 개인에게 기업이 청구한 최고의 손해배상 소송금액으로 전무후무했다.

창원지법 민사합의3부는 1992년 10월 8일 금성사가 이 회사 해고노동자 당시 금성사 창원 1공장 노조 대의원 이균하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불법 쟁의행위의 경우 이를 기획·지도한 노조 간부나 조합원은 노조와 더불어 민사상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이 씨는 금성사 쪽에 2000만원을 배상하라”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노동조합 차원에서 결의된 파업으로 인한 회사의 손실에 대해 노조가 아닌 특정조합원만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처음으로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준 판결이 내려진 것이다.

이후 이균하 씨의 삶은 고달파졌다. 이균하 씨는 복직 투쟁을 하며 생계를 위해 과일 행상 등을 전전하다 결국 아무도 모르게 지역을 떠나야 했다.

법원 측은 “불법 쟁의행위로 회사 측에 재산손실을 입혔다면 쟁의행위를 기획·지도한 주체가 단체가 아닌 노조원이라는 개인 신분일지라도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은 민법 일반 이론”이라고 보았다.

언뜻 보면 그럴듯하지만, 이는 노조 활동을 위축시켜 노동운동을 탄압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숨겨져 있는 논리이다. 파업형태를 준법투쟁 일변도로 변모시키고 노동조합 활동은 당연히 위축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헌법이 보장한 근로자의 단결권, 단체행동권, 단체교섭권을 현저하게 약화하게 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쟁의행위라는 것은 쌍방 간 주장의 불일치로 인해 집단의 위력과 폭력성이 나타나고 불법 쟁의로 변화될 소지가 크다.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과거 민주화 집회의 경우 폭력 상황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많은 사람이 폭력 관련 범죄로 구속된 것이 그 예다.

이렇게 공공질서를 핑계로 자유를 억압한 대가로 정권이 바뀌자 구속된 자 일부는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쟁의행위 중 벌어진 폭력 상황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에게 지우는 것은 공공질서에 기댄 노동3권에 대한 탄압이다.

그리고 현재 북한지역에서 북한 정권의 행태를 직접 체험하고 생사를 걸고 탈북하여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탈북자의 노력을 공공복리에 어긋난다고 단정하고 금지하는 것은 공공복리를 이유로 양심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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