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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 칼럼] “삼성 ‘쇄신’ 기대하며 삼성중공업 노동조합 사건 생각한다”

[뉴스워치] 삼성정밀 해고자 김용희의 기나긴 고공농성이 막을 내렸다. 합의문에는 빠져 있지만 삼성은 그간 자신이 행한 노조탄압에 대해 사과를 했다 하고 1년 가까운 기나긴 투쟁임에도 불상사가 없었으니 참으로 다행이다. 

필자는 앞으로 삼성의 미래가 더욱 밝기 바란다. 또한, 이번 건은 이재용 부회장의 결단이 한몫한 것 같기에, 앞으로 그가 삼성을 노동의 가치를 잘 이해하는 기업으로 만들기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런데 기왕 삼성이 무노조경영 관행을 없애고 노동조합 탄압을 사과한다면 짚고 넘어가야 할 사건이 있다. 

바로 정경유착, 무노조 관행의 모순, 노동조합 탄압 등이 절정을 이루었던 삼성중공업 노동조합 와해사건이다. 

1987년 7·8·9월은 이 땅에서 노동자들이 일대 투쟁을 벌인 시절이다. 당시 경남 창원에는 삼성중공업 1공장과 삼성중공업 2공장이 있었고 경남 거제에는 삼성 조선이라 불리던 삼성중공업 3공장이 있었다. 

1987년 8월 10일 창원 2공장과 삼성 클라크 2개사 노동자 500여 명이 '노조 결성'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8월 11일 창원시청에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했지만, 시청은 이미 노조 설립신고가 됐다며 반려했다. 노조 위원장이었던 장종진은 해고되어 상당 기간을 고통속에 살았다. 당시는 '복수노조 금지' 조항이 있어서 한 사업장에 두 개의 노동조합 설립이 불가능했다.

1988년 4월 16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노동자들이 파업하며 4월 18일 노조 설립신고를 했지만, 당시 거제군청(현 거제시청)은 노조설립신고가 이미 됐다며 반려했다. 

삼성중공업 1공장도 노동조합 설립을 위해 노력하였으나 회사의 감시와 회유 등에 시달렸다. 이때 많은 사람이 출장소 등지로 전보 조처를 당했다.

노동조합 설립을 도모하던 삼성중공업 노동자들은 모임만 하면 어김없이 회사 간부들이 따라붙고 면담을 하자는 등 방해하여 비상의 수를 쓰게 됐다. 

거제 삼성중공업과 창원의 삼성중공업 1공장, 2공장 소속 노동자, 그리고 회사에 의해 제주도 영업소로 전보 조처 당했던 제주영업소 소속의 한 노동자가 모여 전 공장을 통합한 노동조합을 결성한 것이다. 

그리고 2개 시도에 걸친 회사의 경우 노동부에 직접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게 돼 있는 당시 노동조합법 규정을 이용해 1988년 6월 3일, 거제 삼성중공업의 위재학씨를 위원장으로 하는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업무개시와 동시에 노동부에 제출했다. 

경남은 삼성이 맘대로 할 수 있지만, 노동부까진 그러하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설립신고는 무산됐다. 

당시 회사 대리를 위원장으로 세워 하나는 6월 3일 같은 날 근무시간인 9시 이전인 8시 40분경에 경남도청에, 하나는 당시 반장 직위에 있던 사람을 내세워 전날인 6월 2일 일과시간 후에 창원시청에,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하고 이에 신고 필증을 주되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노조 설립 때마다 같은 수법으로 저지했고, 근무시간 외의 시간에 신고서를 접수해 신고 필증까지 받아내고, 용역업체를 동원해 노동조합 설립을 막아서는 삼성의 처사에 기가 막힌 노동자들은 6월 7일 '유령노조 설립 공개 사과, 민주노조 인정' 등을 요구하며 파업 농성을 했다. 

농성이 길어지자 일부 노동자들은 상경해 한국노총 점거 투쟁을 하기도 했다. 이 와중에 여러 명의 노동자가 음독하고 또 이배근이라는 거제조선 노동자는 ‘삼성은 노조를 탄압하자 말라’며 분신해 목숨을 잃었다. 

파업은 격렬해졌고 그해 국회에서 삼성중공업 노조 설립 무산에 대한 공청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 사건을 전후로 숱한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설립요구가 있었으나 모두 무산됐다. 

삼성중공업의 노동조합 설립은 삼성의 잘못된 무노조경영에 대한 고집, 노조탄압, 행정기관과의 유착으로 무시되었고 노동자의 가정이 붕괴하는 등 숱한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주었다.

언제부터인가 비정규직이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 생기고 이제 비정규직이라는 용어는 한국사회의 한 특징이 돼 버린 느낌이다. 

국내 청년을 고용하지 않고 값싼 노동력을 찾아 외국에 공장을 세우는 일이 이 시대를 가장 잘 살아가는 지혜가 됐다. 국민에게 저렴한 외국제품은 구매하지 말길 바라면서 자신들은 저렴한 노동력을 사용하는 아이러니가 계속되고 있다. 

이제 국민은 수입제품을 찾는다. 국산품 애용이라는 말은 글로벌리즘과 관계없이 이 땅에서 사라졌다. 국민의 마음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노동이 우대받으면 기업도 우대받는다. 그런데 한국에서 노동은 우대받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 노동력을 원하지만, 기업은 결국 노동자와 그 가족과 관계를 맺게 되고 이것이 공동 운명체인 국가를 형성하게 된다. 

기업이 노동을 기업이윤을 위한 하나의 요소일 뿐이라 생각하면 노동자와 그 가족은 기업을 생계수단의 한 방편으로만 생각한다. 이제 상생은 사라지고 쌍방은 자기 이익을 최대화할 뿐이다.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는 이러한 현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기업이 노동을 존중하면 직접 고용을 늘리거나 고용을 늘릴 중소기업을 육성하게 되고, 안정된 기업은 정규직을 선호하게 된다. 그리고 노동자와 그 가족은 기업을 사랑하게 되고 국내 기업의 물건을 사들인다.

박성호 동덕여자대학교 교수.

필자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노동조합 관련 발언이나 그룹 경영 관련 개선안은 상당한 진정성이 있다고 믿는 사람 중의 하나다. 

무거운 소명을 갖게 되면 잘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마음이고 특히 이번 후계승계의 경우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왕 새로운 노사문화를 선언하고 노조탄압에 사과했다면 이번 기회에 과거의 문제를 지적하고 반성하는 마음을 두루 표시하는 것이 더욱 아름다우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시작으로 노조설립방해를 위해 행한 행정기관과의 유착에 대한 사과와 그간 고통을 받은 삼성중공업 노동자들에게도 사과하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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