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호협회, 코로나19 근무실태 조사...“제2 코로나 대응체계 시급”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윤영의 기자] 코로나19 대응에 참여한 간호사 대다수가 급조된 근무환경 속에 충분하지 못한 사전교육과 휴식시간 등 열악한 환경에서 감염위험으로 인한 심각한 두려움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간호인력 부족은 정확한 환자상태 파악을 어렵게 해 낙상 등 안전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특히 간호사들의 과중한 업무부담으로 인한 피로누적은 면역력과 집중력 저하로 인한 감염은 환자 감염과는 또다른 의료체계 붕괴 등 심각한 위험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에 정부를 비롯한 자원봉사 의료진을 포함해 제대로 된 매뉴얼도 없이 개인의 헌신과 희생으로 위기의 순간을 잘 넘기긴 했지만 보다 안전하고도 상시대응 가능한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의료진의 사기와 컨디션은 환자 진료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과 일정기간 교대근무가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간호협회가 코로나19 대응 현장의 간호사 근무실태 조사결과 전체 간호사 절반 이상이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고 인식하면서도 2일 이상 출근을 했으며 이 중 27.3%는 거의 매일 몸에 이상을 느끼면서도 정상근무를 해야만 했다고 답했다.

이같은 응답은 대구․경북지역에서 근무한 간호사가 그외 지역 대비 1.9배, 원내소속 간호사가 파견 간호사 대비 3.2배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 교대형태는 3교대가 가장 많았고 하루 평균 1시간 넘게 초과근로를 한 경우도 16.8%에 달했다. 한편 적정보상 등에 관해 원내소속 간호사의 93.8%가 특별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답해 파견간호사와의 형평성 차원의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근무 악조건 속에서 간호사 4명 중 3명은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느꼈다고 답했고 과도한 업무로 인한 피로누적, 장시간 근무에 따른 집중력 저하 등을 감염위험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근무 종료 후 자가격리 기간 동안 확진된 간호사가 있는 만큼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근무 종료 후 자가격리도 하지 못했다고 답한 간호사도 10명 중 7명에 달했고, 파견 간호사에 비해 원내소속 간호사가 자가격리를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레벨D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는 것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고, 방호복을 착용한 근무시간은 평균 2시간이 47.4%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간호사 4명 중 1명은 4시간 이상 환복이나 탈의 없이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호복 탈의 후 휴식시간도 10명 중 4명이 1시간 이하에 불과하다고 답했는데 휴식시간에도 의사 처방을 받거나 간호기록 등으로 사실 상 업무의 연장선이었다.

이러한 현장의 상황은보건복지부 파견 지침 상‘1일 8시간 근무 시 2~3시간마다 30분 휴식’하도록 한 것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었다.

더욱이 별도의 규칙적인 식사시간 없이 짬을 내 도시락이나 간편식으로 때우는 등은 평소 간호업무 환경과 다르지 않은 체계로 돌아가다 보니 극도의 체력 소진으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

보상방식 관련 선호도에서는 금전 형태의 수당 외에 연차부여, 충분한 휴식, 심리상담 지원 등으로 나타나 금전적 보상 이외에도 적정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답변도 다수였다.

특히 설문 응답자의 65.3%는 보호구 등 물품 부족을 경험했으며 더 나아가 보호구를 재사용했다는 답변도 19%나 있는 것으로 파악돼 의료진의 안전과 보호를 위한 관련 물품의 확보와 적정공급이 중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휴게 공간관련 질문에 36.0%가 별도의 휴식공간이 없었다고 답했고 가족 감염위험 등으로 자택 외에 기숙사, 숙박업소, 원내 등에서 기거하면서 숙박비용을 자부담 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방역체계의 중심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간호사들을 자원봉사자로 충당하는 임시적이고도 불안정한 체계를 활용하는 행태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적정 간호인력 확충이 시급한 과제”라며 “방역체계 운영을 개별 병원단위로 맡기기보다는 광역단위 등 별도의 컨트롤타워를 가동하면서 물품과 인력 수급 등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소통하는 체계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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