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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저공비행] 주택분양보증 민간참여 가능할까?

[뉴스워치=김웅식 기자]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시장 독점에 따른 문제가 불거지면서 경쟁시장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건설업계와 재건축조합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주택분양보증제도는 분양사업자가 파산 등의 이유로 분양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되는 경우 보증기관이 주택분양 이행이나 납부한 분양대금의 환급을 책임지는 제도다. 30가구 이상의 아파트를 선(先)분양 하는 주택사업자는 HUG의 분양보증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HUG는 심사를 거쳐 분양보증을 하게 되는데, 분양가격이 주변시세보다 높다고 판단하면 승인을 미루거나 거절할 수 있다.

최근 HUG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의 분양보증 신청을 반려했다.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이 일반분양가로 3.3㎡당 3550만원을 제시한 반면, HUG는 3.3㎡당 2970만원이 적정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재건축 사업이 지체되고 있다. 조합 지도부의 협상력이 난항에 빠졌다고 판단한 조합원들은 5월 현재 조합장 해임을 요구할 정도로 격렬한 내홍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HUG의 분양보증을 통해 분양가를 규제하고 집값을 잡겠다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는 데다 분양가 심사의 세부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자의적 심사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높은 보증 수수료는 주택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져 건설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HUG는 지난해에 분양 수수료만으로도 235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는 후분양 방식은 조합이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이에 따른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분양보증시장 개방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08년 10월 정부는 분양보증시장 개방계획을 발표하면서 2010년부터 독점을 폐지하기로 했다. 그해 12월 국토부는 관련 규칙을 개정함으로써 분양보증 경쟁체제 도입의 법적근거를 마련해 HUG 이외의 회사도 분양보증 발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2010년 5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경기침체가 계속되자 정부는 기존 민영화 계획을 수정해 분양보증시장 개방 시기를 2015년으로 잠정 연기했다. 2016년 7월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다시 한 번 분양보증 독점 폐지 필요성을 제기했고, 2017년 7월 공정위와 국토부는 주택분양보증 업무 수행기관을 2020년까지 추가 지정해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 추가 지정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HUG의 공적기능을 고려해 추가 지정은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 정부가 집값 안정에 명운을 건 만큼 민간 보증기관이 늘어날 경우 HUG를 통한 집값 통제 기능이 무력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지난 3월 ‘건설 및 주택개혁 60대 과제’를 발표했다. 건산연은 여기서 분양보증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건산연 발표에 따르면, 분양보증 독점구조가 오히려 시장 질서를 해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HUG의 분양가 규제로 인해 수도권 주요 재건축조합 아파트의 분양일정이 지연되면서 주택공급이 위축되고 있다. 또한 HUG가 분양가를 제한하면서 역설적으로 당첨 후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로또 청약’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진행된 마곡지구 9단지 청약에는 3만7000개 청약통장이 몰려 평균 경쟁률 147대 1, 과천제이드자이 청약은 평균 19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많게는 4억~5억원 낮으니 당첨만 되면 큰돈을 만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주택 분양보증시장이 경쟁체제로 전환되면 가격경쟁을 통해 보증료가 인하되고, 이는 분양가 인하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보증 확대에 따라 주택공급 제약 요인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웅식 건설부동산부장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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