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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 칼럼] 5·18 민주화 운동과 삼성 해고자 '김용희'

[뉴스워치] 5·18민주화운동이 벌어진지 40년이 흘렀다. 실로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러나 1980년 전라남도 광주시에서 벌어졌던 잔혹하고 끔찍한 일들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들끓게 하고 분노하게한다. 

당시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몰랐다. 철저한 보도 통제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온한 일상을 지낼 뿐이었고 그날의 광주는 이 땅의 광주가 아니었다. 어느 언론도 그 사실은 보도하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 적지않은 일부 사람들은 풍문처럼 들려오는 잔인한 학살 소식에 전율하고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유인물을 만들어 배포하고 광주를 향해 달려가기도 했다. 

필자는 당시 광주의 실상을 담은 유인물을 배포하였는데 그 내용이 너무 끔찍하고 믿을 수 없어 커다란 공포를 느꼈던 기억이 난다. 당시는 이러한 일을 하다 적발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그런 시대였다.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열렸던 1980년 5월 항쟁 당시 민주성회. / 사진=연합뉴스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광주의 사건은 수많은 민주화 운동의 현장에서 재현되며 그 이후 세대들에게 정권에 대한 분노와 민주화 운동에 대한 정당성을 강화시켰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어떤 형태로든 민주화 운동에 합류했다. 과격한 사람도 온건한 사람도 모두 함께 민주주의를 외쳤다. 그리고 그중 많은 사람들이 학생운동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민주화를 위해 생활현장에 뛰어들었다. 

직업운동가로서 노동현장에 투신한 많은 젊은이들이 있었다. 이들이 산업현장에서 만난 노동자도 광주민주화 운동을 보며 정권의 실상을 알았고 한국의 민주화를 이끄는 주역이 되었다. 광주는 한 번도 쉬지않았다. 

광주는 이 땅의 광주였다. 그 와중에 김용희가 있었다. 당시 경상남도 창원에 있는 삼성정밀이라는 회사에 다니던 노동자 김용희는 노동조합결성에 나서게 되고 회사의 탄압에 절망하게 된다. 

당시는 창원에 있는 삼성중공업 1공장과 2공장, 경남 거제에 있는 삼성중공업 3공장인 거제조선과 함께 노동조합 결성을 위한 운동이 한창이었던 시기다. 

1988년 삼성중공업은 창원 1,2공장과 거제 3공장, 삼성중공업 제주영업소의 노동자들이 모여 노동조합결성을 하고 노동조합설립신고서를 9시에 노동부에 제출했다. 

그런데 삼성은 근무시간 전인 8시 40분께 경남도청과 비슷한 시간에 거제에 각각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접수시키는 것으로 노동조합설립을 무산시켰다. 

근무시간 전에 노조설립신고서를 접수시킨 것을 두고 말이 많았지만 당시 삼성의 위력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격앙된 노동조합은 총파업을 1년 내내 벌였고 이는 많은 사람이 음독 자살을 시도하고 한 노동자는 분신 자살을 하기도 했다.

국회에서 청문회도 있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김용희는 이러한 과정을 지켜보았고 그리고 출근 투쟁을 계속했다.

세월이 흘러 김용희는 환갑을 지냈다. 환갑을 앞두고 마지막 투쟁을 결심하고 정년이 되기 전, 강남역에 있는 철탑에 올랐다. 그게 어언 1년이 지났다. 

단식도 하고 태풍과 강추위, 코로나19의 위협도 버텨내며 노년기를 그야말로 견디고 있다. 한때 우리가 즐겨 불렀던 노래 중에 ‘늙은 노동자의 노래’가 있다. 평생을 만주주의를 위하여 투쟁한 늙은 노동자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노래이다. 

하지만 정작 우리 사회는 현실에서 온몸으로 부르는 늙은 노동자의 노래를 듣지 않았다. 가끔 노동자들과 학생들이 찾아와주었지만, 김용희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노력이 별반 보이지 않는다. 

삼성그룹의 소유주인 이재용은 과거 삼성그룹의 잘못과 노조탄압을 사과한다고 했지만 김용희에 대해선 언급조차 안했다. 

소위 민주와 정의를 부르짖는 언론도 김용희 문제엔 둔감하며 정당들은 김용희를 외면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백성이 주인이 되는 사상이다. 그 민주주의가 외면받고 있다.

박성호 동덕여대교수

광주는 여전히 살아 있다. 광주의 정신은 불의에 항거하고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의례적인 추모 행사들이나 추상적인 메시지보다는 광주의 정신을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살아있는 몸짓을 보고 싶다. 김용희를 살려야 한다. 

처벌과 관계없이 30여년 전에 있었던 삼성중공업 노동조합 설립신고의 의문을 풀고 관계자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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