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종, 전일제 환산 시 통계청 통계보다 감소율 2~4배 가팔라

사진=연합뉴스

고령자 일자리, 통계청 통계는 증가세이나 전일제 환산시 감소세

IMF에 필적하는 고용충격, 통계청 발표치 보다 10배 이상 높아

"노동시장 정확한 진단위해 취업 시간 감안한 일자리 통계 필요"

[뉴스워치=윤영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고용시장 충격이 통계청 발표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팀에게 의뢰한 '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 추정 및 분석' 연구 결과 3월 전일제 환산 취업자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취업자 수의 전년비 감소율 0.7%보다 10배나 가파른 것으로 과거 IMF 외환위기에 필적한 수준의 감소율이다.

통계청 고용통계에서와 달리 코로나19가 고용동향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이 IMF 위기 당시(-7.0%)와 비슷한 수준이었음을 보여준다.

박 교수는 “이같은 FTE 방식 고용통계 집계 결과는 지금보다 더욱 과감한 민생 지원 대책이 필요함을 보여준다”며 “FTE 방식 통계와 통계청 통계의 이같은 괴리는 경제 충격에 대한 일시휴직과 근로시간 단축 위주의 대응이 일단은 대량 실업 발생을 피하는 완충 역할을 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직종은 대면 서비스직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과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공포로 소비자들이 외출과 외식을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에서 발표한 3월 취업자 수의 전년 동월비 감소율도 도매 및 소매업 –4.6%, 숙박 및 음식점업 –4.9%, 교육 서비스업 –5.4% 순으로 컸다. 그러나 FTE 취업자 수는 이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FTE 취업자 수의 전년 동월비 감소율은 위의 세 항목의 경우 도매 및 소매업 –11.2%, 숙박 및 음식점업 –14.6%, 교육 서비스업 –24.9%로 통계청 통계보다 2배, 많게는 4배 이상 가파른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 통계에서는 취업자가 증가했다고 발표됐지만 FTE 취업자 수는 감소한 업종도 존재했다. 

통계청 발표에서 3월 취업자 증가율(전년 동월비)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3.7%,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서비스업 2.0%, 운수 및 창고업 5.0%,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1.5%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해당 업종들의 FTE 취업자 수 추이를 보면 3월 기준 전년비 증감율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3.9%,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서비스업 –16.8%,운수 및 창고업 –5.4%,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4.3%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의료 수요와 정부 일자리 정책으로, 운수·창고업은 외출 자제에 따른 택배 등 물류서비스 이용 증가로 다른 업종에 비해 피해가 적은 것으로 파악된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운수 및 창고업의 경우 이 업종에 항공업 종사자들이 포함돼 있는데 최근 항공업계에서 대규모 일시휴직 바람이 불었던 것이 FTE 방식 통계에는 반영이 된 것으로 보인다.

또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은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지목됐던 노래방, PC방 등 유흥시설이 포함된 업종으로, 통계청 방식 취업자 수는 되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FTE 방식으로 보면 모든 업종 중 두번째로 가파르게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박 교수는 “FTE 기준으로 봤을 때는 기존의 통계청 고용통계로 봤을 때에 비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실질적 일자리가 훨씬 더 심각하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며 “정부가 서비스업종 근로자에 대한 지원 대책을 마련할 때는 통계청 방식 뿐 아니라 이 FTE 방식 통계에서 나타난 피해 규모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통계청 3월 고용동향 자료에서는 전 연령대 중 60대 이상 연령대에서만 유일하게 취업자 수가 전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FTE 기준으로는 노인들의 일자리도 감소세였다.

특히 FTE 기준 취업자 증가율과 통계청 방식 취업자 증가율을 비교해봤을 때 그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지는 것은 60대 이상(8.4%p)이었다. 60대에서 머릿수 계산 방식 취업자 수와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 사이의 괴리가 가장 크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노인층의 실질적 고용, 소득 상황은 통계청 통계가 보여준 것보다 더 크게 악화됐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3월달 전반적인 고용 상황은 통계청 고용통계에서보다 FTE 통계에서 훨씬 부정적으로 나타나났다. 통계청 고용동향의 경우 3월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0.7% 감소한 것으로 나온다. 반면 FTE 취업자 수는 이에 비해 10배 이상 가파른 -7.6%의 증감율을 보였다.

과거 추이를 보면 FTE 통계와 통계청 통계가 보여주는 코로나19가 고용에 미친 영향이 서로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계청의 3월 기준 연도별 취업자수를 보면 IMF 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4.8%로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2001~2019년까지 평균 1.35%의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왔다. 올 3월 전년비 –0.7% 감소는 11년만의 감소이나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0.8%보다 적은폭의 감소였다. 

그러나 FTE 기준으로 보면 올해 3월 취업자 수 증감율은 IMF 당시 수준을 뛰어넘는다. 3월 기준 연도별 FTE 취업자 수 전년비의 경우 증감율은 IMF 위기가 터진 직후인 1998년 -7.0%로 최저점을 찍고 1999년까지 -4.1% 감소를 이었다.

이후 2000년 8.2% 증가해 원래의 상태에 가깝게 회복했다. 이후 2001~2019년 동안 증감율은 평균 0.29%로 통계청 통계와 마찬가지의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그 사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1%의 증감율을 보여 같은 해 통계청 취업자 증감율(-0.8%)보다 더 뚜렷하게 당시의 고용상황을 반영했다. 이어 올해 3월은 전년대비 -7.6%나 감소해 IMF 위기가 터진 직후인 1998년보다 더 크게 감소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가 우리나라 고용시장에 미친 실질적 영향이 IMF 외환위기에 필적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록 취업자의 머릿수 자체는 크게 줄지 않았으나 이 근로자들에게 실제로 맡겨지는 일의 양은 IMF 당시와 비슷한 속도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FTE 통계를 통해 정부는 우리나라 고용시장에 미친 실질적인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단기적 대응으로서 근로시간 단축을 대량 해고에 대한 대안적 관리방안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