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에 급락
근원물가, 1997년 IMF 위기 이후 최저치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코로나 확산을 막고자 진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하락하면서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대비 0.1%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9월 마이너스 0,4%의 물가 상승률이 나타났던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제품 가격이 지난해보다 6% 이상 급락한 점도 물가상승률을 떨어뜨린 요인이 됐다는 해석이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1% 상승했으며 직전 달 대비 0.6% 떨어졌다. 

전월 대비 물가상승률이 0.6% 하락한 것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였던 1999년 4월(-0.7%) 이후 최저치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상승했으나, 직전월에 비해서는 0.2% 떨어졌다.

근원물가(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을 보여주는 지표, 식료·에너지 제외)는 전년 동월 대비 0.1%로 집계됐다. 이는 1999년 12월 0.1% 이후 최저치다. 전월 대비 0.2% 떨어졌다.

올해로 접어들면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월 1.5%를 나타낸 이후 3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이지속됐다. 그러다 4월부터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상승률이 급락하면서 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를 나타냈다.

생활물가지수(서비스물가 등을 포함)는 전년 대비 0.3%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9월(-0.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전월 대비 1.1% 떨어졌다. 

식품은 전년 대비 1.6% 상승했으나 전월대비 0,4% 하락했고, 식품 이외 지수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0.4%, 전월 비 1.6% 하락했다.

특히 물가 반영에 영향력이 큰 석유류 가격은 전년대비 9.3% 하락했다. 석유류 가격 하락은 국제유가 급락의 영향이 컸다는 것이 통계청 측의 설명이다. 

WTI 기준 국제유가(현물)은 지난 2월 배럴 당 평균 44.76달러에서 3월 20.48달러로 급격히 하락했으며, 4월 18.84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휘발유가 5.1%, 경유가 11.8% 하락했다. 이에 공업제품 물가는 전년 대비 0.7%, 전월비 1.4% 하락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과 비교하면 1.8%,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이 가운데 채소류 가격은 전년 비 10.3% 올랐으나, 전월비 7.1% 떨어졌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 여파로 소비 패턴이 바뀌는 등 식사 등이 물가에 영향을 미쳤다”며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외식은 줄어든 반면 집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를 나타냈으며, 국제 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이 크게 하락한 점이 낮은 물가 상승률을 이끈 주요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향후 국내 소비자물가 전망 관련, 최근 정부의 '생활방역 전환'과 국제 유가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것이 통계청의 분석이다.

안 심의관은 “상방·하방 압력이 다 있어서 여건은 지난달보다 훨씬 어렵다”라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적인 공급망 봉쇄, 각 나라의 경기 부양과 유동성 공급, 생활방역 등이 물가 상승 요인이며, 국제 유가 하락이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점은 물가가 더 하락할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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