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김도형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국립 전통예술고등학교(이하 전통예고)가 입시 부정과 교생 술시중 강요, 교사임용 비리 의혹 등 각종 비리 의혹이 있는 것으로 지적된 가운데, 지난 수년 간 학생들의 공연 출연료를 중간에서 가로채 학교발전기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2015년도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위해 전통예고의 학교발전기금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통예고는 국립으로 전환된 2008년 이후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외부 공연 및 행사에 출연한 전통예고 학생들의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고 중간에서 가로챘다.

전통예고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학생들이 경연대회 및 공연에 참가하고 받은 상금과 출연료, 장학금 18건 6100여만 원 중 장학금 800만 원을 제외한 5300여만 원을 학생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학교발전기금으로 전용해 사용했다.

전통예고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 후 교육활동을 목적으로 학교발전기금을 사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2012~2014년 학생들로부터 기탁을 받은 출연료 및 상금은 5090만 원인데 2012~2014년 전체 학교발전기금 사용내역은 3322만 원에 불과했다.

학교 측이 학생들의 출연료를 학교발전기금으로 가로챈 방법도 사기집단을 방불케하듯 다양했다.

지도교사(인솔교사)가 출연료를 현금으로 직접 수령해 학교발전기금 계좌로 입금하거나 지도교사의 통장으로 받아 학교발전기금 계좌로 입금하는 방법으로 학생들의 출연료를 가로챘다.

또 행사 주최 측 또는 공연 기획사에 학교대표계좌를 알려주는 대신에 학교발전기금 계좌를 알려줘 출연료와 상금, 장학금을 직접 수령해 가로챘다. 전통예고는 학교대표계좌와 학교발전기금 계좌는 별도 계정으로 관리해야하는 원칙도 무시했다.

전통예고 측은 학생들에게 기탁동의서를 받아 학교발전기금으로 적립해 사용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전통예고 측의 이 같은 주장은 전혀 이치에도 맞지않고 학생들의 출연료를 가로챈 사실을 교묘하게 은폐하는 속임수에 불과하다.

출연료와 상금, 장학금 등은 공연 주최자가 출연한 학생들의 개인 계좌에 직접 입금하거나 편의상 학교 대표계좌로 일괄 입금해 학교에서 해당 학생들에게 입금 또는 전달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교 측은 처음부터 학교발전기금 계좌로 출연료를 받거나 지도교사가 받아 학교발전기금 계좌로 다시 입금하는 편법을 동원했다.

또한 학교대표계좌와 학교발전기금 계좌는 별도의 계정으로 관리해야하는 것이 회계의 기본 원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학교발전기금 계좌로 출연료를 일괄 수령한 것은 애초에 학생들의 출연료를 가로채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아울러 학교 측은 학생들의 기탁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하나 학생들에게 먼저 지급하지도 않은 채 기탁 동의를 받는 행위는 강압이다. 지도교사가 기탁을 하라고 요구할 때 이를 거부할 학생은 드물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명백히 우월적 지위, 위계에 의한 기탁 강요이며 출연료 가로채기이다.

정진후 의원은 “전통예고는 교육부에서 문체부로 이관된 후 동문들이 학교를 장악해 비리 사학처럼 운영되고 있다”며 “관련 의혹들을 철저히 규명하고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자들을 엄중 문책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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