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원 경제산업부 기자

[뉴스워치=진성원 기자] 코로나19가 발발한 지 약 40일째 접어들어 가고 있다.

지난 1월 20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첫 발생하고 약 한 달 뒤 국내 코로나19 위기단계는 ‘심각’으로 격상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사람들의 불안감과 공포는 날로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국내 전반은 물론 우리 일상에 미친 파장은 어마어마하다. 전국의 성당이 236년 만에 미사를 중단하는 등 종교 활동은 물론 각종 공연, 모임, 약속은 연이어 취소되고 있다. 3월부터 수업을 시작하는 유치원과 학교는 개학을 3주 연기한 상태다. 식당은 사람들이 없어 휑하고 거리에는 문을 닫거나 홀 손님은 안 받는다는 가게들도 수두룩하다. 뿐만 아니라 국내 다수의 기업들이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이처럼 다들 바깥 활동과 단체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꼼짝없이 집안에만 갇혀있는 신세다. 출퇴근길이 아니면 거리엔 사람들 찾기가 어려워졌고 종종 보이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있다.

이제 우리 생활에서 마스크 없이는 얘기가 안 될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렇다보니 사람들 사이에서는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대형마트의 마스크 매대는 이미 텅텅 빈 지 오래다. 각종 생필품을 쟁여놓거나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마트의 문을 열기 전 몇 백 m씩 줄지어 있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마치 영화 컨테이젼의 한 장면을 연상케하는 대목이다.

어쩌다 사람들이 마스크 한 장에 일희일비하게 됐을까.

코로나19의 확진자는 점점 늘어나며 감염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는데 치료할 백신도, 마땅한 대책도 없다.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예방책인 마스크에 매달릴 수 밖 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마스크의 물량은 부족하다보니 매번 줄 서서 기다려도 허탕 치기 일쑤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 서는 행위조차 감염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치고 있다. 코로나19의 감염을 막으려고 마스크를 사는 건데 오히려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니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코로나19사태 속에서 매일 줄 서가며 오늘 사지 못하면 내일 쓸 마스크가 없는 사람들은 구하지 못할 때마다 애타는 심정으로 동동 거리게 된다. 이런 일이 악순환 되면서 터무니없는 가격에 거래되는 제품이라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매점매석하는 마스크업체를 적발해 처벌하고 농협 하나로마트, 우체국 등 공적판매처에 마스크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사재기해서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마스크업체는 많고 정해져있는 물량에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도 가득하다.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확진자 수에, 부족한 마스크까지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들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마스크 한 장에 의지하고 있는 우리들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려야할 때다.

어느 땐가부터 “마스크 꼭 끼고 다녀”, “어디 나가지마” 라는 말은 인사말이 되었고 들을 때마다 씁쓸해진다. 불과 두 달 전만해도 우리가 이렇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지난 주말엔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온 듯 날씨가 참 포근했지만 마음 놓고 봄을 즐기지 못했다. 이번 봄은 여느 때보다 쓸쓸한 봄이 될 것 같다. 마스크를 벗고 봄 내음을 맡는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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