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화성 등 경기 남부 비규제지역 ‘풍선 효과’ 우려

경기도 수원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수원과 용인, 성남 등 이른바 ‘수용성’을 중심으로 형성된 가파른 집값 상승세가 연일 이어지면서 정부 규제망을 벗어난 지역으로 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이에 동탄·화성 등 경기 남부 일부 지역으로도 집값 상승세가 확대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원·용인·성남 이른바 수용성 지역의 지난 3개월간 상승률은 2%대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수원 영통구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무려 6.2%로 집계됐다. 

12·16 부동산 대책 직전 석 달 동안 강남권 아파트값이 5%대 안팎으로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폭등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번주 들어서 수원 권선구 아파트값은 2.54% 상승했다. 영통구와 팔달구도 각각 2.24%와 2.15%가 올랐다. 

지난주 대비(권선구 1.23%·0.95%·0.96%) 상승폭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이는 물가상승률의 7배에 달하는 수치다.

청약 경쟁률 등까지 감안해도 수용성 상당수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규제 수준을 높이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규제 지역 지정의 발표를 지금보다 더 늦출 경우는 풍선효과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집값 불안을 부추기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파트 거래량도 급증했다. 수원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3029건에서 지난 1월 3088건으로 1.9% 늘었다.

장안구는 지난해 11월 388건에서 올해 1월에는 689건으로 거래량이 증가했으며, 용인도 지난해 11월 2168건에서 올해 1월에는 2074건을 기록했다.

이는 실거래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원 권선구 능실마을 19단지 호매실 스위첸(전용면적 59.9㎡)은 지난해 11월 3억3500만원에서 지난달에는 4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불과 1~2개월 만에 약 1억원이 올랐다는 얘기다.

수원 영통구 하동 광교호수마을 참누리레이크(전용면적 84.9㎡)도 지난해 10∼11월 7억1000만원~7억9000만원 선에서 이달 초 8억3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현재 호가는 8억5000만원~9억원에 형성됐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수용성 지역의 집값 폭등을 부추겼다는 것이 인근 부동산 업계 중론이다.

국토부가 12·16 대책을 발표하면서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는 등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규제가 심화되면서 수용성 지역의 9억원 이하 주택으로 투기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상황이다.

수원 권선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 지역 아파트값 상승세의 폭은 어느정도 정해져 있음에도 최근 들어 갑자기 집값이 급등했다"며 "정부의 고강도 규제 정책 시행으로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경기 남부 비규제지역이 대체 투자처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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