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삼성 노사문화, 근본적으로 바뀔 수도"

'삼성 노조와해' 이상훈·강경훈 유죄…법정구속 (CG=연합뉴스)

[뉴스워치=곽경호 기자] 삼성이 이른바 노조와해 사건과 관련해 18일 "노사 문제로 인해 많은 분들께 걱정과 실망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 동안 노조 문제에 극도로 예민했던 삼성이 이번 노조와해 재판 과정에서 사실상 잘못을 시인하는 입장을 낸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공동으로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노조와해와 관련)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과거 회사 내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혐의로 기소된 삼성전자 이상훈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부사장이 17일 법정구속 되는 등 26명에게 유죄가 인정됐다.

삼성이 아직 1심 유죄에 불과한 상태서 이례적으로 사과문 형식의 입장을 낸 것을 두고 재계는 삼성의 노사문화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는 반응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 동안 삼성에서 노조 재체를 금기시해온 원칙을 감안하면 이날 삼성의 사과문 발표는 매우 놀라운 일"이라며 "당장 삼성이 노조를 인정하고 함께하겠다는 것은 아니겠으나 적어도 분위기는 달라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노조가 설립된 삼성 계열사는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증권, 에버랜드, 에스원 등이다.

가장 최근에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삼성전자 노조가 지난달 16일 공식 출범했다. 삼성전자에는 3개의 소규모 노조가 있긴 했으나 양대 노총 산하 노조가 들어선 것은 지난달 설립한 노조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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