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6일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열린 '도쿄 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SK그룹)

[뉴스워치=이우탁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열린 '도쿄 포럼'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지혜를 모으고 리더십을 발휘해 급격한 기술발전으로 초래되는 위협과 지정학적 불안정 등 국제사회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일 SK그룹에 따르면 이날 포럼에서 한일 지식인과 기업인, 시민, 대학생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 연설에서 최 회장이 이같이 말했다.

도쿄 포럼은 최 회장과 SK그룹이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뜻을 기려 설립한 최종현학술원이 도쿄대학교와 올해 처음 공동 개최한 국제 포럼이다.

'미래의 설계(Shaping the Future)'를 주제로 사흘간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학계, 경제계, 대기업 CEO, 정책 당국자들과 미국, 중국 등에서 온 글로벌 리더 등 150여명이 발표자와 패널로 참석했으며 최 회장은 SK그룹 회장 겸 최종현학술원 이사장 자격으로 함께했다.

이날 개막 연설에서 최 회장은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이 무기화되고 세계 곳곳의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며 "복잡하고 초국가적인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가 책임감과 비전을 갖고 국제무대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강력한 아시아 리더십을 이끌어내려면 우리는 진정한 공동체가 돼 서로의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며 "무역·투자 협력 강화, 불필요한 역내 마찰을 피하기 위한 정책 당국의 긴밀한 협력 등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또 "글로벌 현안에 대응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면 선한 의도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우리의 노력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바스프, 세계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글로벌 4대 컨설팅 법인 등과 비영리법 'VBA'(Value Balancing Alliance)를 조성해 사회적 가치 측정의 국제표준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지난해 SK그룹이 280억달러(약 33조3600억원)의 세전이익을 내면서 146억달러(약 17조4000억원)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했다.

포럼을 공동 주최한 도쿄대의 고노카미 마코토 총장은 "디지털혁명은 포용적 사회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지만 정보격차 등 부정적 영향도 초래할 수 있다"며 "도쿄대와 최종현학술원은 책임감을 갖고 정보격차 등 다양한 국제사회 현안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협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는 2017년 SK의 후원으로 열린 중국 베이징포럼에 참석한 도쿄대 관계자와 최종현학술원(당시 한국고등교육재단) 측이 공동 포럼 개최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을 시작으로, 2년여의 준비기간이 필요했다고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개막식 이후에는 한일 양국 학자와 경제인, 헬렌 클락 뉴질랜드 전 총리, 존 햄리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소장 등 글로벌 리더들이 동북아 국제정세와 비즈니스 이슈 등을 공유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특별 대담과 연설, 세션이 연이어 진행됐다.

특히 '한일 경제교류의 미래와 협력방안'을 주제로 열린 비즈니스 특별 세션은 양국 주요 경제인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끌었다. 오구라 가즈오 전 주한 일본대사 사회로 진행된 이 세션에는 최 회장과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한일경제협회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나카니시 히로아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공회의소 회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금융 회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에 앞서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래 세상의 비전과 기업의 역할 등을 주제로 특별 대담을 하는 순서도 마련돼 주목을 받았다.

이날 포럼 다음 날인 오는 7일에는 '지속가능개발을 달성하기 위한 초지역적 연대', '반세계화시대 공동의 안정 모색', '도시의 미래', '디지털 혁명' 등을 주제로 한 6개 세션이 열릴 예정이다. 이어 마지막 날인 8일에는 '어떻게 미래를 만들 것인가'를 주제로 한 린이푸 전 세계은행 부총재의 특별 연설 등이 계획돼 있다.

도쿄 포럼과 관련해 SK 관계자는 "'베이징 포럼' 등과 함께 '도쿄 포럼'이 아시아의 대표적 집단지성 네트워크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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