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전수용 기자] 성동조선해양, 경남기업, 대우조선해양 부실 대출 등으로 수조원대의 손실이 예상되는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이 과거 MB정권 시절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은 해외자원개발 펀드 관련 부처간 공문을 제출하지 않는 등 국정감사 자료제출요구에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제출하지 않는 공문의 발신인이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이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여서 서금회 출신이자 불법대선활동의 대가로 수은 행장이 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덕훈 행장이 권력 실세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실에 따르면 수은은 2009년 1월 시행된 한국수출입은행법에 의해 집합투자기구, 이른바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이 근거에 의해 수은은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아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가 있게 됐다. 따라서 당시 지식경제부의 펀드참여 독려 공문, 기재부 승인 공문을 요청했으나,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2010년 9월 최경환 장관 명의로 발송된 공문에는 지식경제부는 해외자원개발 역량강화를 위해 자원개발전문 공기업(석유공사, 광물진흥공사)이 참여하는 ‘자원개발펀드(사모형 투자전문회사. PEF)’를 조성해 시중의 여유자금이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많이 투자될 수 있도록 노력 중임. ‘글로벌다이너스티 펀드’에 국책 금융기관인 수출입은행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 부탁드림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에 수은은 같은해 11월 해외자원개발펀드에 투자할 100억원의 투자승인신청서를 기재부에 보내고 기재부는 이를 곧바로 승인했다.

앞서 2009년 6월에도 당시 지경부 장관은 자원개발펀드에 참여할 것을 권유하는 공문을 수은에 보내고 수은은 그 해 12월 500억원의 투자승인을 받았다.

문제는 당시 지식경제부 주도로 졸속 추진됐던 이들 해외자원개발펀드가 현재 엄청난 손실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

2009년 12월 모집된 자원개발 1호펀드는 산업은행(55%), 석유공사(14%), 수출입은행(9%), 한전(4%), 광물자원공사(1%) 등 공공기관이 주도해 현재까지 3641억원(수은출자 334억원)이 투자됐으나, 2014년말 기준 49%(1789억원)의 손실을 내고 있다.

석유공사와 수출입은행이 주도가 된 자원개발 2호펀드는 총출자액 300억원(수은 22억원)을 투자하였으나 현재 28%(86억원) 손실을 입고 있는 중이다.

수출입은행이 주도한 탄소펀드는 현재 437억원(수은 57억원)이 투자되었는 데 탄소배출권 자산의 손실률이 99.9%에 달하는 등 총 67.6%의 손실(228억원)을 입고 있다.

위 펀드들은 2009년 MB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에너지 자주개발률 제고 등 자원개발에 동원되기 위해 관련 법령이 개정되어 투자근거가 마련된 이후 지경부의 펀드 참여요청과 수은의 투자신청, 기재부의 투자승인이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져 구성됐다.

당시 공공기관들은 정부의 시책사업 추진에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수백억, 수천억원씩 투자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입은 것이다.

홍종학 의원은 “MB정부가 국책은행의 법령을 개정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추진한 해외자원개발사업도 문제지만, 이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없이 수백억원을 투자해 손실을 입은 수출입은행의 책임도 매우 크다”며 “더구나 당시 책임자가 권력 실세의 자리에 있다는 이유로 국정감사 자료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수은의 행태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성동조선, 대우조선해양 등 부실여신으로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는 수은의 문제점에 대해 이번 국정감사에서 철저히 따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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