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김도형 기자] 세종시는 ‘이해찬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리 3선을 한 관악이 제1의 정치적 고향이라면 제2의 고향인 셈이다.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공무원 밀도가 크다는 점에서 여당이, 전통적 보수 지지층 거주지인 농촌 지역의 경우 야당이 각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내년 4·15 총선을 5개월 앞두고 여권 성향이 짙은 세종시에서 여야 출마 예상자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는 민주당 강세로 바뀌었지만 역대 선거를 보면 세종은 자유민주연합·자유선진당 등 지역에 기반을 둔 보수정당의 텃밭으로 여겨지던 곳이었다. 하지만 세종시 출범과 함께 분위기가 바뀌었다. 젊은 공무원들이 대거 유입된 점이 이유로 꼽힌다. 변화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 감지됐다.

당시 득표율 47.88%를 기록한 이해찬 대표가 심대평 자유선진당 후보를 누르고 세종시의 첫 국회의원이 됐다. 당시 총선과 함께 치른 세종시장 선거에선 당시 연기군수였던 유한식 자유선진당 후보가 이춘희 민주통합당 후보를 눌렀지만, 2년 뒤인 2014년 지방선거에서 재도전한 이춘희 현 시장에게 15.6%포인트 차이로 자리를 내줬다.

◇보수의 텃밭에서 ‘진보의 텃밭’으로 與與대결 치열

2016년 20대 총선에선 당시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해찬 대표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또 지난해 지방선거에선 이춘희 시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다만 내년 총선에서도 세종시가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공식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역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불출마한 이해찬 대표의 뒤를 누가 이을 지 최대 관심사다. 민주당에선 전·현직 세종시 정무부시장의 도전 가능성이 나온다. 이강진 전 부시장, 강준현 전 부시장이다. 이 전 부시장은 이해찬 전 대표를 20여 년간 보좌한 측근으로 세종시가 분구될 경우 북부 세종시 지역의 여당 후보로 꼽힌다.

반면 세종시 금남면 출신인 강 전 부시장은 금남면이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 남부 세종시 지역의 출마 가능성이 높다. 2014년 이춘희 세종시장 후보 상임선거대책본부장, 민주당 세종시당 상임부위원장 겸 대변인 등을 지냈다.

한편 북구와 남구 모두 이해찬 대표의 측근이 포진해 있다는 점에서 둘 다 공천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로인해 분구가 현실화될 경우 이낙연 총리 출마설이 나온다. 그러나 분구가 무산될 경우에는 이 총리가 낄 틈은 없다.

그 밖에 세종시 출마 물망에는 행정수도완성 세종시민대책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영선 변호사, 이종승 전 세종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현직 시의원인 윤형권 의원, 고준일 전 세종시의회 의장 등이 올라 있다.

◇이해찬 대 이춘희 ‘대리전 양상’...이낙연 출마설까지

반면 야권은 고토수복을 벼르고 있다. 한국당에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송아영 세종시당 위원장 직무대행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유용철 전 시당위원장, 조관식 국회입법정책조정위원장, 박종준 전 시당위원장도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바른미래당에선 지난 지방선거부터 세종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비례대표 김중로 의원이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변수는 앞서 언급했듯이 세종시 분구 여부다. 현행 선거법상으로는 세종시의 분구(남·북)가 확실시 된다. 세종시 인구는 지난 10월 14일 기준 34만657명을 기록,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말 전에 인구 35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국회의원 선거구도 남과 북으로 나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럴 경우 신도심 생활권과 북쪽 읍·면지역, 신도심 생활권과 남쪽 읍면지역으로의 분구가 예상되고 있다. 다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려진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처리 여부에 따라 분구가 무산될 수 있어 세종시 총선 구도는 안갯속이다.

문제는 분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다. 각 당에서 현재 설계하는 후보군 분류작업이 뒤엉켜 내부적인 공천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이  대표의 측근인 이강진 전 부시장과 이춘희 시장의 측근이자 이 대표와도 막역한 강준현 전 부시장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안될 경우 한국당 후보의 어부지리도 노릴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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