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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치=김도형 기자] 바른미래당이 22일 임시 최고위원회에서 또 다시 집안싸움을 벌였다.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이 요구한 '지명직 최고위원 및 주요 당직에 따른 임명철회' 등 5개 안건에 대해 최고위원회의 상정을 손학규 대표가 일괄 거부했기 때문이다. 당권파와 연합파(안철수, 유승민계)로 갈라진 당지도부는 면전에서 비난을 퍼부었다.

손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해당 안건들은 최고위 논의 사항이 아니다"며 안건상정 자체를 거부했다. 이러한 결정에는 당헌·당규상 안건상정 권한이 당 대표에게 있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철회, 정책위의장·사무총장 임명철회, 당헌 유권해석 등 3개 안건은 하태경 최고위원이 이와 관련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안다"며 "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논의의 실익이 없는 안건"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명(하태경·이준석·권은희)은 일제히 반발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안건상정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당무 거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그는 "계속 당부 거부를 지속할 경우 또 다른 대안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개인 내면의 민주주의가 가장 어렵다.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하기 때문"이라고 손 대표를 공격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최고위 안건상정을 거부할 수 있는 규정이 하나라도 있다면 제시하라"고 요구했고, 권 최고위원도 "내 맘대로 해석하고 내 맘대로 결정해서 당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냐"라고 따져물었다.

이에 임재훈 사무총장은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을 향해 "당규를 보면 의안 상정은 사무총장이 일괄 정리해 당 대표가 상정한다고 돼 있다"며 "당헌·당규에 대한 자의적 해석을 그만하라"고 반박했다. 그는 "손 대표의 정책과 비전 등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은 좋다"면서 "손 대표의 연세를 운운한 하 최고위원의 발언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에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최고위원도 아닌 사람이 마이크를 그렇게 오래 잡느냐"며 발언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양측간 신경전은 최고위 직후에도 이어졌다. 당내 사안에 말을 아꼈던 오신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헌·당규에 대한 해석 권한은 최고위에 있는데 그것을 손 대표가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 최고위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상정되지 않은 5개 안건에 의원정수 확대 불가 등 3개 안건을 추가해 23일 긴급 최고위원회 소집 요구를 다시 하겠다"며 "오늘과 같은 꼼수로 또 안건상정을 안 하면 자구책 발동을 검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비공개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가 각박해졌다. 정치에도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며 하 최고위원의 공개발언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당 대표로서 정치적 공격을 받고 있지만 최소한의 정치 금도가 살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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