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아침에 일어나 걸어 다니는 길, 만나는 사람, 그리고 현재 들고 있는 책
이 세 가지로 간단하게 나의 현재 위치를 말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장외주식 시장의 현재 위치는 어디이며 어느 수준인가?

장외주식 시장은 1998년 명동시장에서 출발하여 어느덧 20년이라는 시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혹자들은 그 이전의 역사를 얘기하기도 하지만 장외주식의 활발한 거래시점을 기준으로 그 역사를 이야기해 볼 때 IMF 금융체제 이후에 형성된 장외주식시장을 그 출발점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20년의 역사와 함께 해온 장외주식이 현재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생각해 보았다.

일반적으로 상장 전 비제도권에서 이루어지는 주식의 거래 형태를 총칭하여 장외주식 시장이라고 정의한다.

비상장 기업 주식의 거래가 상장 전에 거래를 시작하는 과정은 이렇다. 처음에 미래 성장 가능성이 유망한 기업들이 일정 부분에 대해 자금 공급이 필요할 경우 기관이나 또는 개인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하여 주식을 발행하고, 이 주식이  장외시장에 공급되면서 장외주식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장외주식은 가장 적절한 시점에 설립자와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개인에게 새로운 이익 창구의 장을 제공하면서 유동성을 부여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중소기업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자금원 역할을 하고 비상장 기업에 에너지를 불어넣어 준다.

따라서 이러한 장외주식은 상장 전 거래 가격의 평균치를 형성함으로써 비상장기업이 미래에 거래소 및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때 그 회사의 가치를 평가 받는 공모 가격 결정에 일정 부분 영향을 주게 된다. 결국 장외주식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기초적인 하부구조를 형성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장외주식의 거래는 아직도 사설 시장이 전체의 90%를 자치할 정도로 비제도권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올해에 자본시장 연구원에서 발표한 장외거래 금액을 살펴보면 정부에서 인정한 금융투자협회의 K-OTC 시장은 일 평균 거래대금이 27억 7천만원인 반면, 사설 장외거래 사이트들은 하루 평균 150억원이 거래될 정도로 사실 장외시장이 전체의 80%를 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음성적 거래시장인 사설 장외주식의 거래가 훨씬 활발한 이유는 무엇일까? 다시 말해 금융투자협회가 세제개편 및 다양한 거래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나름대로 성장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사실 거래시장에 비해 열악한 원인은 무엇일까?

유망 기업들이 K-OTC에 상장하기보다 코스닥이나 거래소 시장에 상장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 시장은 기존 코스닥이나 거래소 상장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이나 규모가 작은 기업의 장이기에 당연히 기업의 수나 거래금액의 면에서 사설시장을 앞서지 못한다.

물론 장외주식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되는 종목을 강제적으로 지정하여 시장에 상장시키는 지정 기업부제도가 있지만 이것 또한 지속적인 거래 활성화 방안으로는 제 역할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비제도권에 있던 장외주식은 2000년에 시장의 활성화 차원에서 제3시장으로 그 역사적인 출범을 하였고 그 후 2005년 프리보드로 명칭을 변경하였으며 다시 2014년 8월 K-OTC로 그 시장을 확대 개편하였다. 이후 매년 기업과 거래금액이 증가하여 왔지만 앞에서 거론한 것처럼 가설시장에 비해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2019년 지금의 시점에도 대부분의 장외주식거래는 음성적 사설시장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정부에서 대부분의 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하여 음성적 거래를 양산하기보다는 이런 사설 시장을 양성화하는 비상장주식거래 전문회사 설립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 이어져 오고 있지만 신중하게 귀를 기울이는 움직임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임을 부인할 수 없다.

매년 사설 장외주식 시장에서 대형사고들이 늘어나고 있는 원인의 많은 부분은 이러한 현재의 상황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보의 비대칭성을 특징으로 하는 시장이기에 대형사고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 양식 있는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사설 장외시장에서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자격요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한 불법 중개업체와 중개인이다. 이에 대한 전문자격증의 부여 등 법제화가 이루어져야 시장 전체 거래의 투명성이 담보되고 결과적으로 정부의 안정된 세수가 확보될 있는 것이다.

장외주식 시장의 거래 90% 정도는 불법 중개업체와 중개인의 손에서 이루어진다. 이들은 전문성을 갖춘 기업분석이 아닌 오직 중개수수료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정부는 이들이 기본적인 전문적 지식을 습득하도록 양성 프로그램을 즉각 제도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임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장외시장은 투명성과 거래의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를 토끼를 잡을 수 있고 투자자들도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장외주식 시장은 거래소와 코스닥 다음으로 큰 시장이라는 점은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그 동안 정부는 이런 비정상적인 거래관행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기 위하여 코넥스 및 K-OTC 시장의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지만 앞에서 지적하였듯이 사설 장외주식시장의 규모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그러면 왜 불법적인 중개업체가 시장에 계속 존재할까?

한국장외주식연구소장 소영주

그 이유는 간단하다. 개인 대 개인이 거래하는 장외주식 시장에서 개인들끼리 직접 만나는 경우는 구조적으로 매우 어렵다. 누군가 개인 간 거래의 중개역할을 하는 존재가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순리다.

"돈을 먼저 주세요. 주식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아니 주식을 먼저 주세요. 그럼 돈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이렇듯이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다투는 시장에서 서로의 신뢰를 담보하고 보증할 수 있는 중개업체와 중개인의 역할은 필수 불가결하게 된다는 점이다.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정부는 사설 장외주식 시장이 상당한 규모를 형성하는 부인할 수 없는 주식시장의 하부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양성화하는 법제화를 통해 시장의 투명성과 정부의 안정적 세수확보라는 긍정적 플러스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해결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한국장외주식연구소 소장 소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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