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국회 기재위 업무보고서 “추경 10조원, 성장률 제고 효과 있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강민수 기자]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적극적 재정 정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글로벌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대외의존형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데 따른 것이다. 10조원 이상의 추경 편성으로 성장률 제고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주열 “GDP 0.5% 수준인 추경 10조원이면 효과 있어”

이주열 한은 총재는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추경과 관련, “거시경제 측면에서만 보면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추경 10조원이면 국내총생산(GDP)의 0.5% 수준인데 그쯤 되면 어느 정도 성장률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재정 정책이 결과적으로 확장적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평가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지금도 완화적이라는 기존 의견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에 국한하면 지금 기조가 완화적이고 실물경제를 제약하지 않는다고 본다”며 “더 완화적으로 가느냐의 문제이지 이것이 긴축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한은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이후 연 1.75%로 유지하고 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중 무역협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점, 가계부채 둔화세 지속 여부 등 금융안정 상황의 전개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점을 고려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인상 효과와 관련해선 “긍정, 부정 효과가 다 있는데 어느 부분에 역할이 클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글로벌 경기 우려에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증폭

이 총재는 또 최근 경기 상황에 대해 “지난주 금요일 글로벌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다소 높아졌다”며 “향후 그 추이와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2일(현지시간) 미 국채시장에서는 장중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개월물 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빚어졌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200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일반적으로 금리는 차입 기간이 길수록 높다. 이런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가 앞으로 나빠져 장기 금리가 하락할 때 빚어진다.

그나마 다른 국가와 비교해 양호한 미국에서도 경기 침체 우려가 고개를 들자 뉴욕증시는 급락하는 등 시장이 흔들렸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유로 지역, 중국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약화하고 있고 국내 경제는 수출이 둔화하며 성장 흐름이 완만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경제는 앞으로 수출·설비투자 회복에 힘입어 잠재성장률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겠지만 ▲미중 무역협상 ▲중국 경기 ▲브렉시트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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