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앞 다퉈 ‘프리미엄 농축수산물’ 내놔

서울 중구 소공동 소재 롯데백화점 본점 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프리미엄 정육세트'. 사진=유수정 기자

[뉴스워치=유수정 기자] 2016년 일명 ‘김영란법’의 시행 이후 5만원 미만의 ‘가성비’ 상품을 앞세우던 유통업계가 '고급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5만원 미만의 선물세트를 선호하던 소비자 수요가 프리미엄 상품으로 빠르게 옮겨가서다.

특히 지난해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개정으로 농축수산물 선물 상향액이 10만원까지 확대됨에 따라 기존 대비 고가 상품에 대한 니즈가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백화점 및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프리미엄 명절 선물세트를 전면에 배치하고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평균적으로 2~30만원대 이상의 가격대로 구성한 것은 물론 100만원대 이상의 고가 상품까지 내놨음에도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설 선물세트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정육 선물세트’의 매출 신장률은 365.1%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매출 구성비는 전체 매출의 약 29.0%로,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했다.

실제 ‘정육 세트’의 매출량은 지난 2017년 소폭 하락했으나 2018년에는 김영란법 시행 이전인 2016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올해 정육 세트 준비 품목과 준비 물량을 전년 설 대비 10% 가량 늘렸다.

10만원 미만 ‘실속 상품’을 20% 가량 구성한 가운데, 실제 매장에서는 30만원 내외의 프리미엄 상품이 높은 판매량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려 135만원의 가격을 자랑하는 한우 선물 세트인 ‘L-No.9’의 경우 지난 11일 본 판매 시작 이후 17세트나 판매됐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이 같은 기세를 몰아 프리미엄 농·축·수산물 비중을 크게 높였다. 특히 함께 곁들이면 좋은 프리미엄 재료를 함께 구성해 고가의 선물세트로 내놨다.

정육의 경우 1++등급의 한우 살치살과 일본 시즈와카 생와사비를 함께 구성한 65만원 상당의 제품과, 드라이에이징 한우 스테이크, 트러플 소금, 오일, 머스타드 소스를 함께 담은 50만원 상당의 제품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수산 역시 제주도의 명품 갈치와 프랑스 천일염을 한데 모은 ‘은빛 갈치&솔트 세트(20만원)’ 등의 제품을 앞세웠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내에서 '프리미엄 수산물 세트'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유수정 기자

현대백화점도 ‘이색 수산물’로 프리미엄 선물세트 트렌드에 동참했다.

우선적으로 매년 명절 선물세트 판매 기간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봄굴비’ 물량을 지난해 설보다 2배 늘렸다. 대표 상품의 가격은 10마리 기준 20만원대 후반에서 40만원대 후반까지 다양하다.

제주·부산 등에서 조업되는 고급생선인 금태(눈볼대) 선물세트(2kg, 18만원)와 ‘군산 황금박대 세트(12마리, 10만원)’, ‘반건 군평선이 세트(1.2kg, 15만원)’ 등도 내놨다.

특히 독도 인근 150~300m 수심에서 조업되는 독도 새우 세트(1kg, 35만원)와 ‘달고기 세트(2kg, 25만원)’ 등을 각각 100세트, 30세트 한정으로 판매한다.

‘실속’ 상품의 판매를 중시하던 대형마트 역시 프리미엄 행렬에 동참했다. 생필품에 한정됐던 과거와 달리 프리미엄 상품의 구성을 통해 매출 향상을 꾀하고 있다.

이마트는 ‘삼천포 어간장 세트(500ml*2, 2만9800원)’, ‘고추장굴비·민어세트(굴비100g*2·민어100g*2, 3만9900원)’ 등 ‘숙성 미식’ 제품을 전면에 앞세웠다.

롯데마트는 홍삼 및 견과류 등 건강기능식품의 구성을 늘렸으며, 홈플러스 역시 20만원 이상 프리미엄 선물세트의 상품 수를 전년 설 대비 85.7%나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잠시 주춤했던 프리미엄 명절 선물세트의 인기가 다시 복귀되는 추세”라며 “특히 농축수산물을 중심으로 고급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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