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부동자금 운용 놓고 집권여당과 금투업계 머리 맞대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를 방문, 증권사 ·자산운용사 사장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금융투자업계가 시중 부동자금 1000조원의 운용을 놓고 15일 머리를 맞댔다.

더불어민주당은 금융투자업계에 모험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금융투자협회는 ‘증권거래세’의 폐지를 요구했다.

집권여당이 금투업계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다는 점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있는 일로 나름 의미가 있다. 하지만 시중 부동자금의 운명을 놓고 서로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면서 앞으로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을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이 만족스런 수준의 결과물이 될지 미지수다.

이날 간담회에는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김태년 정책위의장, 최운열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 위원장, 유동수 의원, 김병욱 의원, 김성환 의원, 이해식 당 대변인 및 자본시장 활성화특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을 비롯해 증권회사 14개사와 자산운용회사 10개사의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참석한 인사를 살펴보면 증권회사에서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서명석 유안타증권 대표이사, 신요환 신영증권 대표이사, 이용배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박태진 JP모간증권 서울지점장, 홍원식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이사,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이사, 김충호 리딩투자증권 대표이사, 기동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대표이사 등이다.

자산운용회사에선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전영묵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이사,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이사,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대표이사,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이사, 차문현 하나대체투자운용 대표이사, 최만연 블랙록자산운용 대표이사,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 등이다.

이해찬 “안전대출 대신 직접 투자 해야”

이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강조한 것은 시중 부동자금 1000조원의 직접 투자이다. 이 대표는 “경제 활성화에도 여러 요소가 있지만 투자로 순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시중 부동자금이 1000조원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대부분 융자거나 담보대출이고 실제 직접 투자 비중은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의 금융 관행은 안전한 대출을 유지해왔지만 이는 한계가 있다”며 “모험자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미국의 엔젤클럽을 사례로 들었다. 엔젤클럽은 개인 벤처투자자들의 모임인데 12개 사업 중 1개만 성공해도 괜찮다는 게 미국의 투자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조만간 자본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금융이 잘 돼야 혁신성장을 활성화시킬수 있다”며 “시중에 있는 풍부한 유동 자금을 필요한 곳에 투자할 수 있는 제반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용원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의 간담회에서 자본시장 현안과 관련해 금투업계 의견을 밝히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권용원 금투협회장 “증권거래세 폐지해야”

반면 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증거거래세 폐지 등 제도개편과 규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 회장은 “여당 국회의원들이 협회를 직접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듣고 토론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 혁신과제 관련 14개 TF가 운영되고 있는데 7개 정도 과제가 법안을 개정해야 한다”면서 “조속히 진행될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현재 국무조정실에 등록된 자본시장 관련 규제가 1404개다”며 “자본시장을 고도화하는데 있어 시대와 맞지 않는 부분은 없는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종합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언급, 제도 혁신을 요구했다.

뿐만 아니라 거래세 폐지 등에 대해서는 “금융선진국들은 조세체계가 단순해 투자자들이 조세를 신경 쓸 필요가 없다”면서 증권거래세 폐지를 강하게 주장했다.

아울러 회원사들의 해외진출에 대한 지원도 당부했다. 권 회장은 “현재 국내 연금자산 규모가 1000조원을 넘어섰는데 효율적 운용을 위해서는 해외시장에 나가야 한다”면서 “금융투자업계도 KIC 등이 투자할 때 같이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원책을 고려해달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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