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의지 천명, 미국 상응 조치 요구, 남북 경협 협조

지난 9월 20일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함께 백두산 천지에 올라 함께 손을 들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로써 답보 상태에 빠져 있던 연내 답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론 김 위원장의 결단이라는 장애물이 남아있지만 아직 한 달 정도 남은 상태이기에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하게 된다면 그에 대한 의미는 우선 ‘비핵화 의지’를 우리 국민에게 알린다는 것이 있다.

또 다른 의미는 미국에게 그에 따른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우리 국민에게 남북 경협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협조의 부탁이다.

문재인 대통령 “연내 답방 가능성 열려”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뉴질랜드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일단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그냥 가능성이 열려 있다, 그렇게 답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북미고위급회담이 아직까지 열리지 않고 있으며 내년 초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이 언제 열릴지에 대해서 명확한 일정이 나온 바도 없다.

북미고위급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제대로 잡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은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연내 답방의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발언함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열어놓았다.

지난 9월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박3일간 평양남북정상회담 일정을 마치고 삼지연 공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의 환송을 받으며 공군 2호기로 향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비핵화 의지 천명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비핵화 의지를 우리 국민 앞에서 천명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미 지난 9월 평양 시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천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 국민 앞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지 않았다. 만약 9월 평양 시내에서 문 대통령이 연설한 것처럼 김 위원장이 우리 국민 앞에서 혹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게 된다면 그 상징성은 상당히 크다.

특히 비핵화 의지를 우리 국민 앞에서 선언한다면 그에 따른 파장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비핵화 의지를 우리 국민 앞에서 선언한다는 것은 김 위원장으로서는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게 되는 셈이다.

미국 상응 조치 요구

6월 싱가포르 회담 직후부터 북한은 지속적으로 비핵화 이행을 해왔다고 북한 자신은 생각하고 있고 그에 따른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내려줄 것을 끊임없이 요구했다. 하지만 미국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기에 상응하는 조치가 없었다.

이에 북한이 더 이상 북미고위급회담을 끌고 갈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서 지난달 초와 지난달 말 예정된 회담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결국 미국이 원하는 것을 들어줘야 한다.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비핵화 의지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 중 하나가 핵시설 신고이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를 단행했는데 미국이 상응조치를 내리지 않을 경우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손해가 불가피하다.

이에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 때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비핵화 이행 조치를 선언한다면 미국으로서도 만족스런 결과를 얻는 것이기에 그에 따른 상응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우리 국민 상대로 비핵화 이행 의지를 선언했다는 것은 국제사회로 하여금 미국이 상응조치를 내려야 한다는 압박이 될 수 있다.

남북 경협 협조 당부

김 위원장이 연내 서울 답방의 의미 중 하나는 남북 경협 협조를 당부하는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함으로써 얻는 것은 경제발전이 돼야 한다. 그러자면 우리 국민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 국민 절대 다수는 남북 경협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보이지 않는 국민도 대다수다.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 때 남북 경협 협조를 당부하게 된다면 여론은 다소 바뀔 가능성은 높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20일 삼지연초대소를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산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언제 답방하나

김 위원장이 언제 답방을 하는 것인가도 지대한 관심을 갖는 이슈다. 문 대통령은 연내 답방이라고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15일 전후로 점치고 있다.

왜냐하면 남북철도 공동조사가 15일 이전에 마치게 되면 곧바로 착공식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늦어도 연내 착공식을 거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 착공식에 남북 정상이 함께 참여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호사가들은 남북철도 공동조사가 끝나고 우리 열차가 돌아오는 시점에 김 위원장이 함께 열차를 타고 답방을 할 수도 있다고 점치고 있다.

연내 답방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면서 남북은 물론 한반도의 중대한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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