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 관세폭탄, 국내 65만개 일자리 사라진다

▲ 평택시의 한 미국 자동차업체 PDI센터./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에 먹구름이 예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차의 미국 수입에 불만을 품고 고율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그 불똥이 우리나라로 튈 가능성이 높다.

가뜩이나 어려워진 국내 자동차 산업이 만약 고율 관세 폭탄을 맞게 된다면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5년 동안 65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오는 등 그야말로 빨간 불이 켜졌다.

미국산 소형 트럭 성공 발판 삼은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산 소형 트럭 산업이 성공했던 것은 수입 트럭에 25% 관세를 매겼기 때문”이라며 “자동차에도 똑같이 했다면 더 많은 차를 국내에서 만들었을 것이고 GM도 메릴랜드, 오하이오와 미시간의 공장을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GM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언론보도가 나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의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고율 관세 카드를 꺼낼 뜻을 보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나라가 미국을 수십년간 이용해 왔다. 대통령에겐 강력한 권한이 있고 GM 사건 이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자동차 관세 부과’를 말한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부터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 수입 자동차 및 부품이 미국 안보와 국가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왔다.

이와 관련 독일 주간지 '비르트샤프츠보헤'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눔에 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이제 다음 타킷으로 자동차를 선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를 선택한 이유는 일자리 창출에 가장 좋은 제조업이 자동차 산업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기준 미국은 내수로 소비되는 자동차 대수는 1700만대인 반면 연간 1217만대의 자동차를 자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일자리 창출과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자국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의 대수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도덜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제공=연합뉴스

고율 관세에 타격 받는 나라는...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수입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멕시코로 24.5%이다. 그 다음으로 캐나다가 22.2%, 일본이 20.7%, 독일이 10.5%이다. 우리나라는 8.2%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약 85만대의 차량을 미국으로 수출했다. 금액으로는 145억2721만달러(약 16조3490억원)다.

현대자동차가 30만6935대를, 기아자동차는 28만4070대를 미국에 수출했고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의 수출량도 각각 13만1112대, 12만3202대에 달한다.

미국이 우리나라 수출차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면 자동차 산업은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부품업체가 받을 타격은 상당히 크다. 일각에서는 5년간 65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내놓고 있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는 ‘통상압력과 국내 자동차산업의 위기’ 보고서에서 미국의 수입차 관세가 1%포인트 높아지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1.23%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25%의 관세를 물리게 되면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 누적 손실액은 661억7700만달러(약 74조6608억원)로 계산이 되며, 같은 기간 일자리 손실은 64만6016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돌파구는 예외규정 매달리기?

결국 돌파구는 예외규정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길 이외에는 답이 없다. 이미 멕시코와 캐나다는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로 미국으로 이동하는 물품에 관세를 면제 받고 있기에 예외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미국 기업들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생산 공장을 세웠으니 이를 감안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일본은 미국의 자동차 시장에 엄청난 투자를 했다는 점과 동맹국이라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과 비슷한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어느 한 국가만 예외 규정을 두게 된다면 형평성 논란이 일어나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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