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이주열 한은 총재, 금통위 주재…가계부채·한계기업에 부담 “惡手 될 수 있어”

[뉴스워치=정수남 기자] 정부의 판단과는 달리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의 살림이 더욱 팍팍해질 전망이다. 이중에서도 금융권 대출이 있는 서민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김중수 한국은행 전 총재와 매파(금리인상론자) 본능으로 금리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 이주열 현 총재가 1년만인 30일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서울 세종대로 삼성 본관에 위치한 한국은행 회의실에서 올해 마지막 위원회를 갖는다.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서울 세종대로 삼성 본관에 위치한 한국은행 회의실에서 올해 마지막 위원회를 갖는다./사진=정수남 기자

현재 금융시장에서는 지난해 11월 이어 1년만에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인상론을 편 위원이 전체위원 7명 중 2명인데다, 미국이 내달 금리를 올릴 경우 우리나라와 금리차가 1%포인트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외국인 투자자의 대거 이탈이 예상된다.

실제 최근 국내 증권시장이 주춤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는 16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유지하기도 했다. 아울러 미국은 올초부터 모두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조정하면서 현재 우리나라(1.5%)와 금리차이가 0.5%∼0.75%로 벌어졌다.

최근 106개 기관의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20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0%가 금리 인상을 점쳤다.

다만, 이번에 금리가 오르면 15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가 뇌관으로 부상한다.

년실업 등 여전…1500조원 가계부채 ‘뇌관’

여전한 청년 실업(실업률 8.4%) 등으로 전체 실업(3.5%)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상이 가계의 금융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금융비용 증가는 소비 하락으로 나타나고, 이로 인해 기업 역시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나라 경제는 깊은 수렁으로 빠진다는 게 금융권의 지적이다.

게다가 이 총재가 매파이기는 하지만, 내년에 금리를 움직이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 이번에 인상이 유력하다는 게 금융권 분석이다.

김중수 전 총재 시절 이 총재(당시 부총재)는 기준금리를 2011년 6월 금통위에서 3.25%까지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그러다 2014년 총재로 취임한 이 총재는 우리 경제의 더블딥(경기이중침체)과 정부의 요청 등을 감안해 줄곧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다 6년 5개월만인 지난해 11월금리를 올렸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성장 눈높이가 낮아지고 경기가 꺾였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며 “이번 인상으로 취약 대출자와 한계기업들이 받는 충격은 크다, 이들이 쓰러지면 사회 전체에 미치는 파장을 정부가 감내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금리 인상이 惡手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2011년 6월 금통위 장면. 이날 이 총재(당시 부총재(오른쪽 첫번째)와 김중수 총재(오른쪽 세번째) 등은 금리를 3.25%까지 끌어올렸다./사진=정수남 기자

성남에 거주하는 김 모씨(46,여)는 “아이 둘을 키우기 위해 맞벌이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형편은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지난달 2억원을 대출받아 이사까지 했는데, 이번에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으로 허리띠를 더욱 졸라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금융권의 대출금리는 5%∼6%선으로 예금 금리보다 2∼ 3배 높다. 이번에 기준 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 역시 최고 7% 선으로 상승할 것으로 은행권은 내다봤다.

“현재 국내 고용시장이 얼어 붙었고, 주력산업 역시 구조조정 한파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 이번 금리 인상이 악수(惡手)가 될 수 있다”고 일부 금융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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