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문턱에 눈물만 ‘펑펑’ 흘리는 서민들

▲ 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 서민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언급하면서 “27개나 된다지만 정작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이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하면서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서민금융 지원 프로그램은 저(低)신용등급자에게 저금리로 지원해주는 금융상품으로 대표적으로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이 있다.

하지만 최근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주이용자는 6등급 이상이고, 실제 필요한 8등급의 경우에는 이용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나, 8등급 이하는 결국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이 총리는 제도 개선을 통해 저신용등급자가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이날 지적했다.

이낙연 “가난한 사람이 비싼 이자 무는 것은 정의롭지 않아”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서민금융이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금융 나름의 이유는 있지만, 돈 많은 사람이 싼 이자를 내고 가난한 사람이 비싼 이자를 무는 것이야말로 인간사회의 가장 정의롭지 못한 일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언급, 저신용등급자에게 문호를 활짝 개방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제2금융권 채무자 가운데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제1금융권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며 전국에 설치된 44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등을 활용해 서민금융 상품 안내와 지원은 물론, 필요한 복지서비스까지 연계해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당부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8등급 이하 이용자 9.2%에 불과

서민금융 프로그램은 지난 2008년 200억원 규모로 시작해 1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서민금융 프로그램은 서민을 대상으로 한 금융 지원 프로그램으로 낮은 신용등급이거나 연소득 3500만원 이하 저소득자를 대상으로 한다.

대표적으로는 미소금융·햇살론·새희망홀씨·바꿔드림론 등이 있으며 사업운영이나 창업, 생계용 자금을 저금리로 빌려주는 햇살론이나 대부업체에서 빌린 고금리 대출을 시중은행의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바꿔드림론 등이 있다.

서민금융연구원 등에 따르면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 4대 정책서민금융 이용자 중 신용등급 6등급 이상이 60%이고, 8등급 이하는 9.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6등급 이상은 미소금융이 64%, 햇살론은 47%, 바꿔드림론은 24%, 새희망홀씨 80%로 기록됐다.

반면 8등급 이하는 미소금융이 10%, 햇살론이 14%, 바꿔드림론이 22%, 새희망홀씨가 3%에 그쳤다.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저신용등급자들

서민금융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도 저신용등급자에게 별다른 혜택이 돌아가지 않으면서 서민들은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최근 3년 내 대부업이나 불법사금융 이용 경험이 있는 것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대부업체에서 거절된 이후 필요 자금 마련 방법으로 ‘부모 혹은 형제자매 등 가족으로부터 빌렸다’는 응답이 43.9%로 가장 많았고, 불법사금융을 이용했다는 응답은 15%를 기록했다. ‘개인회생·파산제도를 이용했다’는 응답도 14.6%로 그 다음이었다.

이들이 돈을 빌리는 이유는 ‘주거 관리 등 기초생활비’가 64.4%(복수응답)이 가장 많았고, ‘신용카드대금 등 다른 부채 돌려막기’가 44.0%를 기록했다.

이 설문조사 결과를 신용정보회사의 대부업체 대출정보와 금융당국의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 등에 반영하면 40~60만명 정도가 사금융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연구원은 추산했다.

이 총리가 서민금융 지원 프로그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신용등급자가 이용하지 못하는 사정에 대한 지적과 제도 개선을 주문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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