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 4개월, 수입차 판매 성장세 ‘7%’…국산차 판매 3배 이상
2000년들어 5차례 인하 ‘약발상실’…“하이엔드 등으로 승부수”

[뉴스워치=정수남 기자 ] 문재인 정부가 국산차 판매 확대를 위해 7월부터 자동차에 붙는 개별소비세를 한시적으로 1.5% 포인트 내린 3.5%를 적용하고 있지만, 국산차보다는 수입차가 더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소비 활성화를 위해 주기적으로 꺼내는 개소세 인하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국산차(승용·상용) 판매는 모두 51만1839대로 전년 동기(50만734대)보다 2.2% 상승했다.

2010년대 초중반 수입차 판매 1위 모델인 BMW 520d./사진=정수남 기자

개소세 인하 이후 현대차와 기아차는 한자리 수 상승세를 기록했으며, 나머지 국산차 업체들은 모두 역성장했다. 10월 판매에서는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차 5사 모두 두자리수 판매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개소세 인하 효과라기보다는 신차와 함께 이들 업체가 마케팅을 강화한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풀이했다.

반면, 수입차 업체들은 7∼10월 모두 7만9007대를 팔아 전년 동기보다 7.4%(5430대) 판매가 늘었다. 국산차 판매보다 3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국산차 판매가 주춤할 때마다 꺼내는 정부의 개소세 인하 정책이 큰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 힘을 받는 이유이다.

실제 정부가 개소세를 인하한 2012년 9~12월까지 국산차 판매는 50만7540대로 전년 동기(49만2901대)보다 판매가 3%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수입차 판매(승용)는 33.6%(3만5398대→4만7275대) 초고속 성장했다.

2015년 8월부터 2016년 6월까지 개소세 인하 기간에 국산차 판매는 12.8%(136만317대→153만3942대) 상승했고, 이 기간 수입차 판매(승용)는 8%(20만3816대→22만110대) 성장했다. 다만, 2015년 하반기 불거진 디젤게이트(배기가스조작사건)로 각각 당시 업계 3위와 4위인 폭스바겐과 아우디, 수입 디젤차의 이듬해 판매 급락 등을 감안할 경우 당시 국산차 실적이 탁월하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 지적이다.

국산차 인기 모델인 현대차 쏘나타./사진=정수남 기자

이 관계자는 “국산차 판매 저조는 가격 문제라기보다는 브랜드력과 차량 품질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정부가 심심하면 꺼내는 개소세에 인하책은 약효를 상실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는 “국내 자동차 소비 트렌드는 하이엔드(고가격·고품질)로 흐르고 있다”면서 “국산차 업체들은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고객이 선호하는 품질과 가성비가 탁월한 차량을 개발해 승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는 2001년 11월부터 2002년 8월까지, 2004년 4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2008년 12월부터 2009년 6월까지 등 국산차 판매가 더딜 때마다 개소세 인하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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