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추진비 투명성 논란 증폭...특활비처럼 사용

▲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더욱더 투명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공정거래위원회에 소속된 기업집단국이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발생된 예산 낭비가 의심되는 업무추진비가 불투명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재계 저승사자라 불리는 기업집단국은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위원장 취임 이후 야심차게 준비하고 부활시킨 조직이다.

그동안 기업집단국은 기업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 등을 소탕하는데 앞장 섰지만 정작 본인들의 업무추진비는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나 국회로 부터 집중 난타를 당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출범이후 2018년 8월 중순까지 업무추진비 집행현황’ 자료에 따르면, 업무추진비로 총 147회를 사용했고, 사용금액은 약 1822만원이었다.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면서 카드 사용내역에 ‘법개정 관련 유관기관과의 업무협의’, ‘예산편성 관련 업무협의’, ‘기자간담회’ 등으로 기재됐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사진제공=연합뉴스

사용시간은 오전 9시경부터 저녁 10시 내외까지 사용했는데, 저녁 8시 이후 사용내역이 전체 147건 중 26.5%인 39건이었다. 금액으로는 총 1822만원 중 34.9%인 약 636만원에 달했다.

또한 40만원 이상 사용한 횟수는 3차례였는데, 오찬으로 출입기자 사랑방 좌담회를 한 번 한 것 이외 2번은 저녁만찬에서 사용됐다.

30만원 이상 사용한 횟수는 총 15회였고, 금액은 약 556만원이었고, 사용장소는 복집, 꽃갈비, 장어집 등 고가메뉴 위주였다.

사용장소와 금액으로 보면 50만원 이상의 경우 예산집행 증빙서류를 작성해야 하는 지침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는지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김 의원은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공정위는 전체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147건을 간담회, 업무협의 등에 사용했다고 하면서도, 협의문건 등 관련 자료는 단 한건도 제출하지 못했다.

또한 관련 자료는 커녕 정확한 참석자조차 기재하지 않고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횟수가 전체 147건의 56.5%인 83건(약 784만원(금액대비 43%))에 달했다.

문제는 공정위 업무추진비는 엄연한 국민 세금이고 국회의 예산심의와 결산절차를 밟아야 하는 투명한 집행절차가 요구되는 항목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특활비처럼 사용내역이 불투명하게 사용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기업집단국은 업무추진비 사용과 관련한 지침이 50만원 이상만 해당된다는 이유로 집행목적, 일시, 장소, 집행대상 등의 예산집행 증빙서류를 작성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기업집단국이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내역을 살펴보면, 과연 현재의 업무추진비 사용지침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지 다시 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또한 현행 규정상의 문제라도 기업집단국이 기존 공정위 조직과는 위상이 다르고, 대기업의 개혁을 위해 출범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기업집단국 업무추진비는 더욱 투명하게 집행됐어야 했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공정위가 새롭게 태어난다는 의지로 출범시킨 기업집단국의 방만한 업무추진비 사용은 그 자체로 부적절하다”며 “국민 세금을 무분별하게 낭비하고 있는데, 어느 국민이 공정위 기업집단국을 신뢰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침이 문제이고 관행이 그렇다면서 자체적인 개혁 노력을 게을리하는 것은 지금 국민이 원하는 시대정신과 맞지 않다”며 “공정위는 조속히 투명한 업무추진비 사용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내년도 예산심사에서도 면밀하게 검토할 사항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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