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대표 어종 오징어가 사라졌다

▲ 오징어 말리는 모습.

[뉴스워치=김정민 기자] 강원도 속초하면 떠오르는 해산물은 ‘오징어’지만 ‘속초=오징어’ 공식은 이제 사라진지 오래다.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24일 속초 동명항 근처에서 물회 식당을 하는 김모씨(55)는 “오징어요? 이제 찾아보기 힘들어요”라면서 오징어가 씨가 말랐다고 한탄했다.

또 “동명항 오징어 난전이 유명한데 이제는 그 난전도 사라질 판이에요”라면서 못내 아쉬워했다.

속초 동명항에 가면 포장마차 거리가 있는데 이를 ‘오징어 난전’이라고 부른다. 1만원에 오징어 몇 마리를 회로 떠서 판매하는 식당인데 오징어가 귀하다보니 이제 난전이 열리는 날이 일 년에 손으로 꼽을 정도다.

실제로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어획량이 평년의 60%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또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오징어 물가지수는 2년 전(2016년 8월)에 비해 약 83% 올랐다.

강원도 속초 동명항에서 바라본 동해.

 최근 오징어 물량이 부족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결국 오징어 난전이 문을 닫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씨(43)는 “오징어가 이제 1마리 당 몇 만원씩 가는 경우도 있다. 오징어 먹으러 속초까지 왔던 관광객이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속초의 실태를 말했다.

강원도 속초 동명항 근처의 동해바다.

동명항 근처 활어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입을 모아 이제는 오징어를 구경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라고 이구동성 하소연 하고 있다.

동해안에 오징어가 잡히지 않으면서 오징어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고민이 됐다. 실제로 강원도 강릉 주문진 오징어축제위원회는 10월 4~7일 주문진읍 주문진항에서 열리는 ‘제19회 주문진 오징어 축제’에 오징어 대신 방어, 광어, 멍게 등 다른 수산물을 투입할 예정이다.

강원도 속초 동명항에서 바라본 동해.

오징어가 잡히지 않으면서 주인공인 오징어는 사라지고 다른 수산물이 대체재 역할을 한 셈이다. 이에 내년부터 축제 명칭을 변경할 방안도 검토 중에 있다.

물론 희소식도 있다. 강원도 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오징어 어획량이 3주전 12톤에서 지난주 150톤으로 증가했다.

강원도 속초에서 바라본 동해.

하지만 국내 소비를 소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기에 오징어가 풍년이 들지는 두고 봐야 한다.

오징어가 자취를 감추면서 속초 시민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동명항 근처에서 생선구이 식당을 하는 이모씨(36)는 “속초하면 오징어인데 이제 오징어가 제대로 잡히지 않으니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질까 걱정이다”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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