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는 쓰레기 몸살...여기저기 싱크홀

▲ 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져 근처에 있는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져 위태롭게 서 있는 가운데 주민들이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강민수 기자] 지난주 폭우로 인해 전 국토가 몸살을 앓고 있다. 건물이 기울어지거나 땅이 꺼지는 현상은 물론이고 대청호는 쓰레기로 뒤덮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의정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누적 강우량 459.5mm의 비가 내렸고, 서울 노원구도 지난달 28~30일까지 3일간 341mm의 비가 퍼부었다.

전국적으로도 150~200mm의 비가 오면서 그야말로 폭우가 쏟아졌고 그로 인한 피해가 속속 발생했으며, 이재민 역시 속출했다.

폭우가 지난 후 하늘은 가을 하늘로 바뀌고 있지만 폭우의 후폭풍은 한반도를 강타했다.

상도유치원은 복구 힘들어...전국 곳곳 땅꺼짐 속출

폭우로 인해 지반이 약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는 땅꺼짐(싱크홀)이 속출했고, 건물은 기울어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11시 22분께 동작동 다세대주택 공사장 옹벽이 무너지면서 상도유치원 건물이 10도 가량 기울어졌다.

정수형 한국시설안전공단 평가본부장은 7일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에서 브리핑을 갖고 해당 건물을 사용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또한 “기울어진 건물 일부와 기울지 않은 건물 부분이 접합돼있는 상태라 기울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정밀검사를 통해 철거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사장 옹벽 붕괴 원인에 대해서는 폭우로 인해 지하수위가 상승했고, 시공했을 때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지반이 약해진 것으로 판단했다.

이처럼 폭우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는 기울어지거나 땅꺼짐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광주 남구에 땅꺼짐 현상이, 지난달 31일 서울 금천구 한 아파트에서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 5일 경기도 의정부시 사패산 회룡사 앞 도로에서 땅꺼짐 현상이 발생하면서 지게차가 빠져 구조작업이 벌어졌다.

지난 3일 경기도 구리시 한 주택가 인근 도로에서는 땅꺼짐 현상과 함께 악취까지 풍겨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땅꺼짐이 발생한 지역은 모두 집중호우가 퍼부은 지역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의정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누적 강우량이 459.5mm로 큰 비가 내렸다. 이에 전문가들은 폭우로 인해 도로 안쪽에 있는 토사가 유실되면서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청호는 쓰레기로 몸살

충북의 젖줄인 대청호는 이번 폭우로 인해 떠내려온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쓰레기를 치우느라 밤잠을 설쳐야 했다. 특히 쓰레기를 모아 묶어둔 밧줄을 누군가 의도적으로 끊어버리면서 쓰레기가 대청호 전체로 퍼지면서 수거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해당 지역은 폭우가 내릴 때마다 쓰레기가 떠내려오면서 몸살을 앓는 지역으로 이번 폭우로 인해 주로 썩은 나뭇가지나 풀 등을 비롯해 플라스틱 제품이나 폐타이어, 냉장고 등 생활쓰레기가 떠내려왔다.

이에 수장원공사 대청지사는 지난달 30일 차단펜스를 설치하고 수거작업을 시작했지만 지난 4일 쓰레기를 묶어놓은 밧줄이 고의로 훼손되면서 쓰레기가 대청호 전체로 퍼지게 됐다.

전남 지역은 흑수 피해 발생

폭우로 인한 피해는 전남도 강타했다. 전남 지역 논에 흑수(黑穗) 피해가 발생했다. 흑수 현상은 벼 이삭이 올라올 때인 출수기에 강한 바람이 불면서 상처가 생겨 검은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전남도에 따르면 흑수 피해 면적은 대략 1만hark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흑수 현상이 발생하면 벼 수확량이 최대 30%까지 감소하고 쌀의 질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전남 농심은 타들어가고 있다. 태풍 솔릭이 강타를 한데다 폭우가 연달아 내리면서 벼에 이상이 발생하면서 농민들의 마음은 그야말로 천길낭떠러지로 떨어졌다.

녹조 줄어들고 저수지 물 확보는 충분

하지만 폭우가 가져온 고마운 현상도 있다. 바로 녹조가 줄어들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광교지, 강정고령, 창녕함안, 운문호, 대청호 등 5곳이 조류경보가 ‘관심’ 단계로 발령 중이라고 밝혔다.

폭우로 인해 유속이 빨라지면서 녹조 현상이 다소 감소됐다는 것이 환경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환경부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9월중순이 넘어가면 또 다시 녹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메마른 저수지에 물 확보가 충분히 이뤄지게 됐다. 이로 인해 내년 농사 걱정을 덜게 됐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339개 저수지의 현재 평균 저수율은 74.7%이고,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 183개 저수지의 현재 평균 저수율은 92.9%로 기록됐다.

이는 겨울철 가뭄 걱정을 덜어내는 것은 물론 내년 농사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고 경기도와 충북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