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지도부 첫 회의, 당 중심 국정운영 재편되나

▲ 30일 국회 본청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회의실에서 고위당정청회의가 열렸다./사진출처=더불어민주당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30일 국회 본청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고위 당정청회의가 열렸다. 국회 본청 집권여당 대표회의실에서 당정청회의가 열린 것은 새삼스런 일은 아니지만 이날 회의가 유독 특별한 이유는 이해찬 지도부가 탄생한 후 첫 회의 이면서 당 중심의 국정운영 재편을 예고하는 회의이기 때문이다.

이해찬 당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내내 당 중심의 국정운영을 예고했다. 이는 그동안 문재인 정부에서 집권여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추미애 전 당 대표가 당 운영을 원활하게 잘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당청관계만큼 수직적 당청관계였다는 비판을 받아 왔었다.

그런데 이 대표는 당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을 수용하고 당 중심의 국정운영을 이뤄내겠다는 계산을 갖고 이번 고위당정청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으로 당청관계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청와대 중심의 국정운영에서 당 중심의 국정운영으로 전환되고 있는 셈이다.

30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본청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고위당정청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출처=더불어민주당

관전포인트 1. 당정청회의의 새로운 변화 예고

당 중심의 국정운영으로 전환되는 근거는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의 발언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이 총리는 “고위 당정청이나 사안별·상임위원회별 실무 협의를 더 다변화하고 활성화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해찬 대표와 잘 상의해서 당정청 회의를 다변화하고 활성화 하겠다"며 "야당과의 소통과 협력에도 정부가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고위당정청회의가 매주 열렸기 때문에 이날 당정청회의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하지만 이 총리가 당정청회의를 다변화하고 활성화 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그동안 청와대 중심의 국정운영에서 당 중심의 국정운영으로 전환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야당과의 관계 설정도 연결된다. 당 중심 국정운영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야당과의 협치 가능성은 더욱 넓혀질 수 밖에 없다.

이 총리는 “야당과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당이 맡고 있지만, 정부도 활동 범위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나서서 야당과의 협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동안 청와대나 정부가 정책을 제시하면 더불어민주당은 그것을 따라가는 형국이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은산분리 완화를 발언했는데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은산분리 완화 반대 목소리도 있었지만 결국 은산분리 완화를 하기로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이유로 집권여당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청와대 거수기만 앉아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왔다.

그런데 이 대표가 당 대표가 되면서 새로운 당청관계를 설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정부와 청와대도 이를 따르기로 한 것이다.

30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회 본청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고위당정청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출처=더불어민주당

관전포인트 2. 민생경제 성과 한 목소리

이날 고위당정청회의에서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민생경제 성과를 내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는 점이다. 이 또한 정기국회를 앞두고 민생경제에 대한 대안 마련을 하자는 것에 의의가 있다.

이 대표는 “다음 주부터 정기국회가 시작되는데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서 잘 심의해서 처리되도록 전력을 다하는 등 예산 심의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기국회에서 ‘새해 예산안’을 심사해야 하고, 민생 입법을 처리해야 민생경제를 살릴 수 있기 때문에 여당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

이번 고위당정청회의는 이런 여당의 역할에 대한 확인 차원에서 열린 회의이다. 때문에 청와대와 정부가 정기국회를 앞두고 여당의 역할에 대한 주문이 이뤄졌고, 더불어민주당 역시 민생경제를 살리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정책과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기 위해선 입법과 예산이 필요하다”고 진단했고, 이 총리는 “경제현안은 더 촘촘히 준비하고 현실에 더 밀착되게 추진하겠다”며 “추석민생대책은 예년보다 더 일찍, 세밀하게 시행해 국민이 좀더 넉넉한 마음으로 명절을 맞게 준비 하겠다”고 밝혔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법안, 혁신법안,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는데 당정청이 함께 힘을 합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국회 본청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고위당정청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출처=더불어민주당

관전포인트 3.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 마련

이날 회의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집값 폭등에 따른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 마련을 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3주택 이상이거나 초고가 주택 등에 대해서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강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투기로 의심되는 동향이 있으면 필요한 조치를 즉각 해야 한다”면서 종부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투기수요를 규제하되 필요하다면 강력한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집값 안정과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당정청의 공통된 의견은 부동산 시장의 실수요는 보호하되 투기수요는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점이다.

때문에 부동산에 대한 최근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로 인해 집값 안정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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