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하는 정무위원 설득이 가장 큰 관건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해 스마트폰을 이용해 케이뱅크의 계좌 개설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국회가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은산분리 완화을 골자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 통과를 합의한 가운데 과연 마지막 문턱인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할지 주목받고 있다.

24일 정무위는 법안소위를 열어 이 특별법을 심사한다. 은산분리 완화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붉은 깃발법을 인용하면서 문제제기를 했고, 여야가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를 했다.

하지만 은산분리 완화로 인해 은행이 기업의 사금고 역할을 할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 마뜩찮게 여기는 의원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설득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은산분리 완화를 통해 인터넷은행을 활성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의 불씨를 당기겠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해 은산분리 완화와 관련한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출처= 청와대

붉은 깃발법 꺼내든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영국의 경제 적폐였던 ‘붉은 깃발법’을 꺼내들면서 은산분리 완화를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시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장을 찾아 19세기 말 영국의 붉은 깃발법을 이야기했다.

붉은 깃발법은 당시 증기자동차가 영국에서 발명되면서 거리에 증기자동차가 출현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증기자동차가 사고를 내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증기자동차의 사고를 방지한다는 이유로 증기자동차 앞에서 사람이 붉은 깃발을 흔들게 했다.

명분은 증기자동차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마차업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였다.

영국이 증기자동차를 발명했지만 붉은 깃발법으로 인해 증기자동차 산업 발전이 저해됐다. 그러는 사이 미국은 자동차 산업이 발달하면서 영국은 뒤처지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붉은 깃발법을 예로 들면서 “제때에 규제혁신을 이뤄야 다른 나라에 뒤처지지 않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문 대통령은 은산분리 완화는 물론이고 산업 전반에 걸쳐 한국판 붉은 깃발법을 해소하겠다는 차원에서 한 발언이다.

그리고 이 발언 이후 은산분리 완화가 국회에서 화두가 되면서 여야는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을 통과시키겠다는 합의까지 도출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해 스마트폰을 이용해 케이뱅크의 계좌 개설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출처=청와대

접점은 찾기 쉽지 않고

하지만 접점은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쟁점은 산업자본의 지분보유 한도를 얼마까지 인정하느냐이다.

4%라는 기존의 지분보유 한도를 적게는 25%에서 최대 50%까지 완화하는 내용을 특별법에 담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50%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의당은 전면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당론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조찬회동을 통해 반대 의원들을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에서도 그동안 계속해서 반대하는 의원들을 설득해왔다. 하지만 이날 법안소위에서 과연 얼마나 완화된 내용으로 통과가 될지는 미지수다.

이날 법안이 통과되고 나면 오는 27일 정무위 전체회의를 거쳐서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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