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육아휴직 장려하지만 현장에서는 정작 용기 못내

▲ 사진출처= 픽사베이

[뉴스워치=강민수 기자] “조선시대 공노비도 육아휴직이 있는데 우리 사회가 육아휴직이 쉽지 않네요”

아내의 출산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김모씨(36)는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싶지만 직장 상사의 눈치 때문에 쉽지 않다고 하소연을 했다.

조선시대 때에도 공노비에 한해서 여성은 물론 남성에게도 육아휴직 제도가 있었고 시행이 됐었다.

하지만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육아휴직에 대해 남성이나 여성이나 모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육아휴직을 장려하고 있지만 막상 당사자는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직장 내부의 환경이 육아휴직까지 깊은 고민을 할 정도로 열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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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8명은 육아휴직 부담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51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78.1%에 해당하는 399명이 육아휴직 사용에 부담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이는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갈수록 더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은 69%, 중견기업은 71.8%, 중소기업은 81.6%로 나타났다. 이는 대체인력 보완이 어려운 중소기업일수록 육아휴직 사용의 부담감을 당사자들이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육아휴직의 부담으로 여성과 남성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여성은 ‘복귀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가 41.6%(복수응답)으로 가장 많았고, 남성은 ‘대체 인력이 없어 업무 공백에 따른 부담감’이라는 응답이 45.5%를 기록했다.

결국 출산을 하고 싶어도 여성은 경력 단절 때문에 남성은 대체 인력이 없는 가운데 업무 공백의 부담 때문에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육아휴직에 대한 부담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출산을 꺼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성 육아휴직은 증가세...현장에서는 쉽지 않은 육아휴직

그나마 남성 육아휴직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 보건복지여성팀의 허민숙 입법조사관이 발표한 ‘남성 육아휴직제도의 국가 간 비교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육아휴직 사용자 중 남성의 비중이 2013년 4.5%에서 지난해 13.4%로 급증했다.

하지만 선진국의 경우 비중이 40%를 넘는다는 점을 볼 때 여전히 격차는 상당히 크다.

통계청의 자료를 살펴보면 전체 육아휴직자 숫자는 2013년 6만 9616명 대비 2017년 9만 123명으로 29.5% 증가했고, 남성 육아휴직자 숫자는 지난해 1만명을 넘어섰다.

물론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는 출산휴가제와 배우자 출산휴가제, 육아휴직제 모두 90% 이상 도입을 했지만 100인 이하는 그야말로 거의 전무하다

지난해 조사 기준 300인 이상 기업은 93.1% 도입했지만 ‘100~299인 기업’은 86.7%, ‘30~99인 기업’은 76.1%, ‘10~29인’은 46.1%, ‘5~9인’은 33.8%로 급격하게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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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고려 대상

육아휴직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고려 대상이다. 유럽은 아빠전속 육아휴직기간이 우리나라에 비해 짧지만 소득대체율이 매우 높아서 70%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52주로 가장 길지만 소득대체율은 32%이다. 즉, 육아휴직은 길지만 그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상당히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현실적인 대안으로 아빠육아휴직을 길게 사용할 것이 아니라 1년 미만의 아이를 양육하는 아빠에 한해서 아이가 1년까지 성장하는 동안 출근을 한 시간 늦게 하거나 퇴근을 한 시간 빨리 해주는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실적으로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안으로 출근을 한 시간 늦게 하거나 퇴근을 한 시간 빨리하는 제도의 도입도 생각해볼 문제라는 것이다.

직장인 김씨는 “만약 출근을 한 시간 늦게 하거나 퇴근을 한 시간 빨리한다면 그만큼 육아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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