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적극 수사에 이어 방통위는 청소년 접근 차단

▲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원들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 편파수사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불법 촬영물을 유포·방조한 웹하드는 처벌하지 않은 경찰이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 운영자에 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를 적용한 수사가 편파적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강민수 기자] 이른바 몰래카메라 불법촬영물 유포 및 남녀 혐오 사이트에 대한 정부의 철퇴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불법촬영이 할 경우 경찰은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이에 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단을 구성했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는 남녀 혐오를 조장하고 있는 워마드·일베 등에 대해서는 청소년 접근을 막기로 했다.

그동안 워마드와 일베 등에서는 불법촬영한 사진 등이 유포되면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그 뿐만 아니라 남녀 혐오를 조장한다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폐쇄 운동까지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면서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위해서는 폐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찰, 사이버성폭력 강력대응 주문

경찰은 이철구 본청 사이어안전국장(치안감)을 단장으로 한 ‘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단’을 본청 사이버안전국에 설치했다. 그리고 100일간 사이버성폭력 사범을 특별단속한다.

특별수사단은 본청 사이버수사과·수사과·성폭력대책과·피해자보호담당관 등 6개 과가 협업으로 움직인다.

부단장에는 ‘여성 대상 범죄 근절 추진단’ 부단장인 여성 경찰관 김숙진 총경이 맡는다.

이들은 불법촬영물이 유통되는 웹하드, 음란사이트, 커뮤니티 사이트와 헤비업로더 그리고 디지털 장의사 등을 수사대상으로 놓았다.

불법촬영, 촬영물 게시·판매·교환 등 유포행위, 원본 재유포 행위, 불법촬영 관련 금품 편취·갈취, 그리고 사이트운영자들의 교사·방조행위 등도 중점 대상에 포함된다.

더 나아가 피해자 보호를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공조해 불법촬영물에 대한 신속한 삭제·차단을 지원하고, 원본을 압수·폐기해 재유포를 막는 한편 불법촬영물이 지속 유통되는 플랫폼이 있으면 사이트 폐쇄도 추진할 계획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불법촬영부터 촬영물 게시·유포·거래 등 유통 플랫폼, 디지털 장의사 등을 낀 유통 카르텔까지 일망타진하는 수사활동을 전개할 것”이라면서 일망타진을 장담했다.

이에 음란사이트 216곳, 웹하드 30곳, 헤비업로도 257개 ID, 커뮤니티 33곳이 지목된 대상이다.

가장 대표적인 커뮤니티 사이트는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오늘의 유머(오유)’ 등이다. 워마드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워마드·일베는 청소년 접근 차단

또한 방송통신위원회는 워마드 혹은 일베 등 차별과 비하·혐오 게시물이 난무하는 웹사이트에 대한 청소년 접근을 막기로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장(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청소년 접근 차단 사이트가 되기 위해서는 청소년 유해 정보가 전체 게시글의 70%를 넘는 사이트가 돼야 한다.

만약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된 사이트가 청소년 유해표시 의무를 위반하거나 청소년의 접속을 허용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벌을 받는다.

문제는 차별, 비하, 혐오 등은 음란물이나 사행성 게시글과 달리 청소년 유해 게시글 심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방통위는 청소년보호법시행령을 수정하기로 했다.

표현의 자유 vs 청소년 접근 차단해야

이를 두고 인터넷 공간에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하고 있다. 혐오를 조장하는 사이트에 대한 청소년의 접근을 막는 것은 만시지탄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하루라도 빨리 청소년 접근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는 청소년에게 혐오 조장 글들이 넘쳐나는 사이트의 접근을 허용하게 된다면 정체성 확립에 방해를 주는 것은 물론 우리 사회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성인이 된 후에도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지 못한 사람들이 혐오 조장 사이트에 접근할 경우 사회적 범죄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데 청소년은 더욱 노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남성 혐오 사이트인 워마드에는 남성을 죽여야 할 대상으로 보면서 자신의 아버지 형제들에게도 적대감을 드러내는 글들이 심심찮게 발견된다.

마찬가지로 여성 혐오 사이트인 일베 역시 여성을 죽여야 할 대상으로 보면서 자신의 어머니와 자매들에게도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때문에 청소년의 접근을 하루라도 빨리 차단하는 것이 대책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거꾸로 표현의 자유를 해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혐오를 자정해야 할 대상으로 삼고 계도를 해야 하는데 무조건 막는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혐오 논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혐오를 일삼는 것은 ‘나쁘다’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일부 언론에서도 ‘혐오’를 일삼는 해당 사이트를 마치 여성 인권 사이트로 둔갑시키거나, 마치 남성 인권 사이트로 둔갑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혐오’와 ‘양성평등’은 엄연히 다른 문제인데 그것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혼용하면서 우리 사회가 더욱 혐오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무조건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혐오는 왜 나쁜지’를 교육을 시키는 그런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무조건 청소년 접근을 차단한다고 해소될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적인 토양을 ‘혐오는 나쁜 행동’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그런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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