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투자 계획 발표는 다음으로 미뤄져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이른바 구걸 논란에 휩싸였던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결국 만났다.

김 부총리는 이날 경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방문, 이 부회장을 만나 현장 소통 간담회를 열었다.

당초 이날 삼성전자는 100조원 이상의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른바 구걸 논란에 휩싸이면서 발표를 미루기로 했다.

또한 김 부총리와 이 부회장의 만남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김 부총리와의 만남을 계기로 경영에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각종 추측성 보도 등에 대해 삼성전자는 경계하고 있다.

자칫 부정적인 여론이 또 다시 형성되면 삼성전자로서도 정치적 부담을 안아야 하기 때문에 일단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 당부한 김동연...별다른 논의는 없어

이날 김 부총리와 이 부회장이 만남을 가졌지만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앗다. 김 부총리는 평택캠퍼스 사무동 로비에 마중 나온 이 부회장과 악수를 한 후 방명록에 “우리 경제발전의 초석 역할을 하며 앞으로 더 큰 발전 하시길 바랍니다”고 기재했다.

간담회에서는 민간과 정부 간 협력을 통한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 청년 일자리 창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육성, 상생협력 강화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날 정부 측에서는 김 부총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중소벤처기업부 차관과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삼성 측에서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삼성전자 대표이사, 노희찬·진교영 삼성전자 사장, 고한승 삼성바이오 에피스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혁신성장을 위한 삼성 현장 소통 간담회'에서 김동연 부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연기된 100조원 투자 계획

이날 삼성전자는 100조원 이상 투자계획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연기를 했다.

때 아닌 구걸 논란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김 부총리가 계속해서 대기업 총수들을 만났고, 그때마다 대기업에서는 수십조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진보 진영에서는 박근혜정부와 다른 점이 무엇이냐라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재벌 개혁은 뒤로 한 채 친기업 정책으로 전환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면서 ‘구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진보진영은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서 아직 재판 중인 이 부회장과의 만남 자체를 부적절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날 만남에 대해서도 반대 여론을 형성했다.

이에 당황한 청와대는 김 부총리에게 ‘구걸’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김 부총리는 ‘구걸’이라는 단어의 언론보도가 나온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이 부회장과의 만남에 대해 진보 진영에서는 탐탁찮게 생각하고 있었고, 그것이 청와대를 움직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삼성전자도 의식했지만 부총리가 방문을 하는데 이 부회장이 마중 나오지 않는 것도 예의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김 부총리와 이 부회장의 만남이 다른 대기업 총수의 만남에 비하면 간소한 만남이 됐다.

당분간 운신의 폭 다시 좁혀진 이재용

당초 이 부회장은 김 부총리와의 만남을 계기로 경영에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국내 여론이 부정적인 것이 이번에 다시 확인되면서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경제계에서는 아무래도 이 부회장의 재판이 끝나야 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가 더디면서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역시 더딜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특히 진보진영에서 ‘구걸’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기 때문에 삼성전자로서는 대규모 투자는 당분간 뒤로 연기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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