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님 개그 속에 들어있는 눈물겨운 노력의 단상

▲ 서울 시청역이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직장인들로 붐비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정민 기자]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직장 내 세대차이를 겪는다. 흔히 ‘부장님 개그’라고 불리는 것은 세대차이 현상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부장님이라는 직책으로 대변되는 상급직원이 하급직원과의 소통을 위해 우스개 소리를 내뱉으면 하급직원이 어쩔줄 몰라하는 것이 부장님 개그의 핵심이다.

‘부장’이라는 상급직책으로 하급직원을 컨트롤하는 상황에서 내뱉는 우스개 소리(개그)가 하급직원들에게는 ‘웃기지 않아도’ 웃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바로 부장님 개그다.

부장님 개그는 우리 사회의 ‘세대차이’와 함께 직책이 갖는 권력을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10명 중 8명은 세대차이 느껴

취업포털사이트 ‘사람인’이 직장인 766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세대차이’에 대한 조사결과, 794%가 세대차이를 느낀다고 대답했다.

1위는 “나 젊었을 때는 말이야”라는 것으로 54.1%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출퇴근 시간이나 인사방식 등 태도에 대한 견해가 다를 때가 46.7%이고, 요즘 유행어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33.7%, 자신들의 관심사가 다를 때가 27.5%이고, 회식 문화가 다를 때가 23.4% 등이다.(복수응답)

세대차이를 가장 많이 격는 직급은 역시 부장급이다. 아무래도 부장과 사원 혹은 대리는 그만큼 나이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기업에 사원으로 들어가는 나이대가 주로 20대 중후반인 반면 부장은 아무래도 50대 정도 되기 때문에 세대차이는 반드시 생기기 마련이다.

대략 20년 정도 나이 차이가 나는데 살아온 환경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세대차이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지금의 50대는 87년 민주화운동을 경험했고, 90년대 문화적 풍족을 누렸으며, 97년 IMF를 겪었고, 2002년 월드컵,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그리고 이명박·박근혜정부를 겪은 세대다. 반면 지금의 20·30대는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을 겪었고, 촛불집회를 경험한 세대다.

이처럼 경험한 세대가 다르고 살아온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세대차이가 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세대차이는 반드시 일어나는 현상, 극복하는 노력이 중요해

그렇기 때문에 세대차이를 극복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직장인 48%는 세대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연령대별로 높은 연령으로 올라갈수록 세대차이 극복 위해 노력을 한다는 점이다.

50대 이상이 72.2%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 40대가 65.3%, 30대가 44.5%, 20대가 39.6%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세대차이 극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대차이 극복을 위한 노력을 대변하는 하나의 현상이 바로 ‘부장님 개그’다. 부장님 개그는 웃기지도 않는 농담을 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부산 앞바다의 반댓말은 부산엄마다’인 것처럼 언어유희의 농담을 주고받는 것을 가리켜 ‘부장님 개그’라고 한다.

부장이라는 직책은 하급직원의 연봉을 결정하고 인생을 결정할 수도 있다. 때문에 싫어도 싫다는 말을 하기 어렵고 비위를 맞춰줘야 하는 존재이다.

이런 이유로 ‘부장님 개그’는 웃기지도 않는데 억지로 웃어야 하는 웃지 못한 상황을 말한다.

하지만 부장이라는 직책은 애매모호한 직책이기도 하다. 부장 다음이 임원급으로 사실상 하급직원과는 단절되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부장은 매일 하급직원과 소통을 해야 하는 직책이지만 임원으로 승진하게 되면 하급직원과는 단절된다. 때문에 상무님 개그 혹은 이사님 개그 같은 그런 것은 없다.

유독 부장님 개그만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원 혹은 대리급과 부장은 세대차이를 느끼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부장만 세대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 아니라 하급직원들도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부장과 차를 마시면서 인생상담을 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장님 개그’가 그냥 단순히 썰렁한 농담이 아니라 그 속에 담겨진 부장의 눈물겨운 세대차이 극복 노력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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