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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승무원은 ‘기쁨조’가 아니다
   
▲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No Meal(노 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에서 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이 집회 참가자들에게 박삼구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피켓을 나눠주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 기내식 대란 논란에 휩싸였던 아시아나항공 여승무원들이 사이비종교 혹은 북한의 김씨부자의 ‘기쁨조’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언행을 강요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대한항공 본사를 방문하거나 비행기를 탈 경우 여승무원들이 낯 뜨거운 행사에 동원됐다.

특히 아시아나 여승무원 교육생들이 박 회장의 방문을 환영하는 행사를 우해 율동과 노래를 연습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다.

교육생들은 하트 모양의 종이를 손에 들고 ‘장미의 미소’라는 드라마 주제곡을 개사한 노래를 부르는데 박 회장을 찬양하는 내용 일색이다.

“회장님을 뵙는 날, 자꾸만 떨리는 가슴에 밤잠을 설쳤었죠” 혹은 “새빨간 장미만큼 회장님 사랑해. 가슴이 터질 듯한 이 마음 아는지” 등이다.

이는 흡사 북한의 기쁨조와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지 않을 수 없다. 여승무원들은 박 회장이 방문할 때마다 이런 공연을 강제로 해야 했고, 간부들은 승무원들을 지정해 “안아드려라” “반가운 눈물을 흘려라” 등의 강제적 신체접촉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런 소식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이 그동안 여승무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했는지 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여승무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승무원은 ‘꽃’이 아니다. 여승무원은 승객 안전, 비상시 탈출, 화재 진압, 응급처치, 기내 고객 응대 등 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돕는 전문직종.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 외국어 능력, 고도의 훈련을 거친 전문 인재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여승무원을 ‘꽃’으로 비유하면서 온갖 성희롱을 해왔던 것이 현실이다. 그런 성희롱 인식은 사회뿐만 아니라 금호아시아나그룹 내에서도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충격이다.

우리가 흔히 “안에서 대접 받지 못하는데 밖에서 대접 받기를 원하는가”라는 말이 있다. 사내에서도 ‘꽃’으로 취급받고 있는데 사회적 시선이 바뀌기를 바라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이번 여승무원의 박 회장 이벤트는 상당히 충격적이면서도 우리 사회에 여승무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한지를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우리가 흔히 여직원들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바뀌어야 한다. 기업 행사 등 공식적인 행사에 여직원들을 동원해서 율동 등을 강요하는 행위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여직원도 직원이고 회사를 이끌어가는 동반자이고 파트너이다. 그들을 ‘꽃’으로 비유하고 꽃으로 취급하는 일은 근절돼야 마땅하다.

뉴스워치  webmaster@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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