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경영권 분쟁 끝...롯데그룹 형제의 난 종지부

▲ 롯데 신동빈 회장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옥중에서도 한일 롯데 자리를 지켜냈다. 29일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오전 일본 도쿄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주 자격으로 직접 제안한 ‘신동빈 이사 해임’ 안건과 ‘신동주 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신 회장이 1심 실형 선고로 구속수감 상태에서 일본 롯데 경영진과 주주들로부터 재신임을 받게 됐다는 것은 그동안 지지부진하게 끌어왔던 형제의 난에 종지부를 찍은 것과 마찬가지다.

이에 신 회장은 한일 롯데 수장으로 두 나라의 사업을 지휘할 발판을 마련했고, 신동주 전 회장은 사실상 퇴장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일본 롯데홀딩스도 장악한 신동빈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요 주주는 신동빈 전 부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광윤사(28.1%)와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 지주회(6%)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구속수감 중인 신 회장을 대신해 일본으로 가서 일본 롯데 경영진에게 한국의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신 회장의 서신을 전달했다. 이에 주주총회장에서는 의장이 신 회장의 서신을 대독했다.

신 회장은 서신을 통해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주주들에게 호소를 했다. 이 호소가 주주들의 마음을 움직여 결국 일본 롯데의 경영권도 지킬 수 있게 됐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주주총회 대결은 이번이 총 다섯 번째이다. 지난 2014년 말 신 전 부회장은 자회사 3곳의 임원직에서 해임되면서 2015년 8월 롯데홀딩스 주총을 통해 재기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의 바람과는 달리 한일 롯데 모두 신 회장 체제로 재편되는 계기가 됐다.

이에 2016년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임시주총에서 신 회장 등 롯데홀딩스 이사진 6명 해임과 신격호 총괄회장의 대표 복귀 등을 상정했지만 종업원지주회는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신 전 부회장은 포기를 하지 않고 2016년 6월, 2017년 6월 치러진 롯데홀딩스 정기 주총에서도 본인의 이사 선임건과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건을 잇달아 제안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그리고 신 회장은 지난 2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건으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고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자진사임 했지만 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이 제안한 신 회장 해임안이 또 다시 부결되면서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한국롯데, “신동주, 더 이상 불필요한 논란 만들지 말라”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한국 롯데 측은 입장문을 통해 “신 회장이 부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해 일본롯데 주주들이 다시 한 번 지지를 보내준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 전 부회장을 향해 “더 이상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해 임직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롯데의 기업 가치를 훼손하는 일을 멈춰라”고 주문했다.

이어 “어려운 현 상황이 빨리 극복돼 한일롯데의 경영이 불안정해지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신 회장이 구속수감 된 상태에서 재신임을 받았다는 것은 앞으로 신 회장이 한일 롯데의 경영권 장악에 이제는 완전히 걸림돌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 회장이 출소가 되는 시점이 아무리 빨라도 오는 9월이나 된다. 즉, 앞으로도 몇 개월 동안 한일 롯데는 수장이 없이 경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롯데 주주들이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는 것은 신 회장에 대한 무한 신뢰를 쌓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형제의 난은 이제 더 이상 무의미하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신 회장은 일본 롯데 주총에 앞서 법원에 주총에 참석해야 한다면서 보석허가를 신청했지만 법원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주총 참석은 개인적인 일인데 그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면 형평성 문제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는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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