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타르 일반담배보다 더 많아...발암물질도 검출

▲ 7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식품의학안전처 담배연기포집실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을 분석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이소정 기자]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알려진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포름알데히드와 벤젠 등 인체 발암물질이 나오고, 일부 국내 유통 제품의 경우 타르가 일반담배보다 더 많이 검출됐다는 결과가 나와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전자담배 관련 업계에서는 타르 등의 유해물질에 대해 일반담배와 동일한 잣대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항변하면서 식약처의 결과에 반발하고 나섰다.

또한 “의도적인 때리기를 위한 발표” 등 강한 비판이 나와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 논란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 “전자담배, 타르 더 많고 발암물질도 검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앰버)’, BAT 코리아의 ‘글로(브라이트토바코)’, KT&G의 ‘릴(체인지)’ 등 3종류의 궐련형 전자담배를 선정, 배출 물질을 분석해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3개 제품의 니코틴 평균 함유량(ISO법 기준)은 글로 0.1mg, 릴 0.3mg, 아이코스 0.5mg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인 0.01~0.7mg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타르의 평균 함유량의 경우 아이코스는 9.3mg, 글로 4.8mg, 릴 9.1mg으로 나타나 글로를 제외한 두 제품에서 일반담배(0.1~8.0mg)보다 타르 함유량이 많게 검출된 것이 확인됐다.

이밖에도 포름알데히드와 벤젠 등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체 발암물질 1군으로 분류한 성분이 5개나 검출됐다. 포름알데히드는 1.5~2.6㎍, 벤젠은 0.03~0.1㎍이 검출됐으며, 니트로소노르니코틴은 0.6~6.5ng, 니트로소메틸아미노피리딜부타논은 0.8~4.5ng, 벤조피렌은 불검출 되거나 0.2ng까지 나왔다.

이에 식약처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일반담배와 유사한 수준으로 다량 함유된 니코틴은 그 자체가 중독성이 있고, 타르는 일반담배보다 더 많이 검출된 제품도 있다”며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거나 금연에 도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벤조피렌, 벤젠 등 인체 발암물질이 검출된 점을 지적하며 “이는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궐련형 전자담배도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업계, “의도적인 때리기” 반발

이러한 식약처의 발표에 전자담배 관련 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일본 등 해외 정부 기관들은 ‘타르’를 식약처처럼 해석해 지적하지 않는다”며 “한국만 의도를 가지고 왜곡된 결론을 내놓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의도적인 때리기’를 위한 발표로도 보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는 금연이나 건강 보조제품이 아니고 일반담배보다 유해물질을 덜 흡수하기 위한 대체제품인 만큼, 배출량 및 흡수량 감소에 목적이 있다”면서 “식약처의 분석 결과는 오히려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물질 대폭 감소’완수를 입증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타르는 담배 연기에서 물과 니코틴을 뺀 나머지를 지칭하는 것으로, 아스팔트의 타르 같은 특정한 유해물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2015년 내놓은 ‘담배제품 규제에 대한 보고서’를 예로 들며 “WHO는 ‘타르는 담배규제의 확실한 근거가 아니기 때문에 측정할 필요가 없으며, 타르 수치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즉, 타르의 정의를 잘못 설정해 결과가 왜곡됐다는 것이다.

이어 “또 일반담배의 연기에는 유해물질이 대부분이고, 궐련형 전자담배의 증기에는 유해물질이 아주 조금 들어있는 등 연기의 구성성분이 질적으로 다르다”며 “배출물에 포함된 유해물질의 농도와 질이 확연히 다른데, 이를 비교하지 않고 배출 총량을 단순 비교해 ‘많이 배출되니 나쁘다’는 결론은 잘못됐다”고 덧붙였다.

KT&G 관계자는 “보건 당국의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조사에 대한 취지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입장을 전한 한편, 회사 자체적으로 지난해 11월 출시한 ‘릴’의 유해물질 검사를 시행한 바 있음을 밝히며 “분석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인된 결과라고 해도, 흡연자들의 흡연 습관이나 시간, 흡입 횟수 등 흡연 상태에 따라 타르나 니코틴의 흡수량이 조금씩 다 차이 날 수 있다”며 “어떤 조건에서 관련 결과가 나왔는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추후 다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자담배의 유해성 여부 논란에 식약처가 1차 종지부를 찍은 가운데, 전자담배 업계의 반향 또한 거세다. 앞으로 전자담배 유해성에 대한 진실 공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