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ID 대신 단계적 비핵화 선택으로, 현실론에 부딪히고

▲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 논의가 과연 어디까지 이뤄질 것인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가 한껏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CVID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영구적이면서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대신에 ‘정치적 비핵화’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2일에 빅딜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과정이다. 12일에 어떤 협정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며 다만 과정을 시작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첫 회담의 일정은 잠정적으로 6월 12일에 열릴 것이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즉, 12일 싱가포르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서 담판을 하는 회담이 아니라 상견례 수준의 회담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싱가포르 회담, 결국 정치적 비핵화?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싱가포르 회담이 정치적 비핵화가 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 상대에 대해 완전한 신뢰를 기대하기 어렵다. 아직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상황인 것도 그 이유에 해당하지만 보다 복잡한 이유가 작용될 수밖에 없다.

북한은 김씨부자 세습 체제이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마음만 먹으면 비핵화 실천은 계속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상황은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짧게는 4년 길게는 8년을 통치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게 체제 안정 보장을 약속한다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 이후 다른 대통령이 만약 통치를 하게 된다면 상황은 또 달라질 수도 있다.

김 위원장으로서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영구적이면서 돌이킬 수 없는 체제 안정 보장 즉 CVIG가 필요하다. 때문에 완전한 비핵화 실천 의지를 보여준다고 해도 단계적 비핵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6월에 완전한 비핵화 등을 통한 미국과 북한 간의 파격적인 전환을 이룬다고 해도 그 효과가 11월까지 유지되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대략 8~9월 정도 늦어도 10월 정도에 파격적인 전환을 보여주는 쇼맨십이 필요하다.

따라서 싱가포르 회담은 그냥 정치적 비핵화 수준에서 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시 말하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상견례 수준의 만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 별장에서

결국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별장인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하는 북미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후속 회담이 이어지면, 자신의 별장인 마라라고 리조트를 2차 회담 장소로 제안할 수도 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라라고는 ‘겨울의 백악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이 아끼는 장소이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과 정상회담을 열었던 곳이다.

이는 가울에 2차 정상회담을 열겠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 2차 정상회담에서는 정치적 비핵화가 아니라 실질적 비핵화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에 “한번의 회담, 한 번의 대화보다 더 있을 수 있다”며 “핵 협상에는 2번, 3번, 4번, 5번의 회담이 필요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고 의회전문매체 더 힐 등이 보도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 제기되는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이 가을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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