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환자임에도 경증 분류 상급종합병원 치료 길 막혀

▲ 사진출처= 픽사베이

[뉴스워치=김정민 기자] 아토피 환자 하면 흔히 아이들을 먼저 떠올리지만 아토피 때문에 고생하는 성인들도 적지않고 그 증상 또한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2017년 동안 19세 이하의 아토피 진료인원은 20.1%감소한 반면, 20세 이상의 성인아토피 진료인원은 20.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토피 관련 진료인원을 인구10만명당으로 분석해봐도, 19세 이하는 9.7% 감소한 반면, 20세 이상의 성인아토피 진료인원은 오히려 13.3%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흔히 아토피 하면 아동· 청소년들의 질병으로,  어릴 때 잠시 앓다가 커가면서 사라지는 피부염 정도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실제로 ‘성인 중증 아토피’는 말기 암환자들보다 자살 생각을 더 많이 할 정도로 삶의 질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성인 중증 환자는 현재 2~3만명 선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그 숫자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아토피가 단순히 경증 질환이 아니고 중증 질환이라는 점이다.

일본 교토의 우지타케다 병원에서 6748명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와 3575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살시도율이, 경증 아토피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2.5배, 중등도 71.5배, 중증은 226.6배 높게 나타났다. 다시 말하면 아토피 질환이 가벼운 질환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2013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 분석에서도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청소년 37%가 우을증상을 보였고, 21%가 자살생각을 하고, 8%가 자살 계획을 세웠고, 6%는 자살을 시도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국가 차원의 대책과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오히려 아토피를 경증환자로 분류, 대학병원에서의 전문적인 치료조차 제도적으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세브란스 병원 박창욱 피부과 교수는 25일 국회의원회관 제 6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아토피 환자의 무너진 삶(성인 중증 아토피 피부염의 심각성) 토론회’에서 “이런 상황임에도 아토피는 경증질환으로 지정돼 환자들이 종합병원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기회를 잃고 있다”고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그러면서 “상급의료기관 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증 아토피 환자들의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성을 막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토피 환자들이 가장 문제는 단기적으로 손쉽게 효과를 볼 수 있는 스테로이드 성분의 의약품을 습관적으로 과다하게 사용해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아토피 환자들은 상급종합병원에서 면역억제제 등의 약을 사용하거나 집중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박 교수는 “최근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위한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한계가 많다”며 “중증 아토피 환자들이 편하게 상급 병원에서 진료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하고 추가적인 상담수가 개발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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