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차원 TF팀 구성해 대북사업 역량 결집, 현정은 회장이 직접 진두 지휘

▲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경협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현대그룹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남북 대치상황이 이어진 지난 10여년 동안 현대그룹은 대북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현정은 회장이 대북 사업 재개를 위한 준비 작업 진두 지휘에 직접 나섰다. 7대 대북 사업권을 갖고 있는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현대그룹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팀을 본격 가동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현대그룹이 그동안 남북경협의 주도해왔던 기업이기 때문에 이번 남북경협에 어느 때보다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현대그룹은 1998년 금강산 관광을 시작으로 개성공단 개발, 개성 관광 사업 등을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2000년 8월에는 현대아산이 철도, 통신, 전력, 통천비행장, 금강산물자원, 주요 명승지 종합 관광사업(백두산, 묘향산, 칠보산) 등 7대 SOC 사업권을 획득했고, 원산·통천지구 협력사업 개발에 관한 합의서도 맺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매주 화요일 TF팀 회의를 개최한다”고 언급해 대북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또한 변수가 발생할 때는 수시로 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TF팀은 현 회장을 필두로 해서 현대아산 대표와 그룹전략기획본부장이 대표위원으로써 실무를 지휘한다. 이어 계열사 대표들은 자문역할을 담당한다.

 실무적으로 현대아산 남북경협 운영부서와 현대경제연구원 남북경협 연구부서, 전략기획본부 각 팀, 그룹커뮤니케이션실 등 현대그룹의 남북경협 전문가들의 역량을 총집결시켰다.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제공=연합뉴스

현 회장은 “남북경협사업을 통해 남북 화해와 통일의 초석을 놓고자 했던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故)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잘 받들어 계승해 나가자”고 TF팀에 힘을 실어줬다.

이어 “남북경협사업 선도기업으로서 지난 20여 년간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중하면서도 주도면밀하게 사업재개 준비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현 회장은 “TF팀은 현대그룹의 핵심역량과 의지를 하나로 모아 남북경협사업의 구심점이 되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TF팀은 기존 사업들을 준비하고 향후 발생할 예상 이슈를 점검하는 것은 물론 남북경협의 다양한 사업을 검토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남북정상회담에서 체결한 판문점 선언에는 ‘동해·경의선’ 부설이 언급돼 있기 때문에 해당 철도의 사업 독점권을 갖고 있는 현대그룹으로서는 고무적인 분위기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과거 국내 건설사들과 컨소시엄 등을 진행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번에도 국내 건설사들과 컨소시엄으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이와 더불어 현대아산도 대표이사를 팀장으로 하는 ‘남북경협재개준비 TFT’를 별도로 구성해 내부 관련 조직 정비 등 전사적인 세부 준비 작업에 들어간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아직 북미정상회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이 있기 때문에 여건이 더욱 성숙돼야 본격화될 것”이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지난 10년동안 사업 중단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는 의지와 확신으로 준비를 해온 만큼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재개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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