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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 떠나는 대기업, 정부·국회는 '모르쇠(?)'
   

[뉴스워치] 국내 대기업이 한국을 떠나고 있다. 국내 투자보다 해외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이들 대기업은 '미래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서라는 게 대외적인 명분이다. 과연 그 이유 하나뿐일까.

최근 기업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30대 그룹의 해외 계열사는 3455곳으로 5년 전인 2012년말(2506곳)보다 949곳이 늘었다. 5년새 해외 계열사가 37.9%나 증가한 셈이다.

그룹별로 한화가 해외 계열사 235곳을 늘리면서 증가폭이 가장 컸다. 해외 계열사 325곳 중 태양광 관련 계열사가 208곳이었다. 이 중 최근 5년새 192곳이 추가됐다.

같은 기간 삼성이 160곳의 계열사를 늘리면서 한화 다음으로 증가폭이 컸다. 특이한 점은 지난해 글로벌 전장 전문업체 하만을 인수하면서 오디오 판매법인만 53곳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CJ도 같은 기간 160곳의 계열사를 늘렸다. CJ는 물류, 문화콘텐츠, 식음료 등 다양한 사업군으로 나눠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했다. 물류는 CJ대한통운, 문화콘텐츠는 CJ CGV·CJ엔터테인먼트, 식음료는 CJ제일제당·CJ푸드빌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 뒤로 ▲LG 82곳 ▲SK 74곳 ▲현대차 73곳 ▲농협 64곳 등의 순으로 해외 계열사가 확대됐다. 지역별로 아시아가 418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북미(165곳), 중동(133곳), 유럽(113곳) 등의 순이었다.

문제는 대기업이 떠난 자리를 대체할 국내 또는 글로벌기업이 있느냐 여부다. 최근 한국GM도 군산공장 폐쇄 등 국내 투자에 소극적이다.

대기업이 해외 투자를 위해 자금을 국내에서 빼고 있는데도 정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것이다.

소위 말하는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대기업의 취직자리를 늘리기보다 중소기업 취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던지는 셈이다. 그런데 그것마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어서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 역력하다.

CEO스코어가 지난해 자산 5조원 이상인 57개 대기업집단 계열사 중 2016년과 비교가 가능한 338곳의 고용규모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104만3163명을 고용하면서 전년(102만4848명)에 비해 1만8315명(1.8%) 늘어났다.

같은 기간 57개 그룹의 영업이익은 116조3232억원으로 1년 만에 41조3444억원(55.1%)이 급증했다. 1년간 55.1%씩 수익을 올렸지만 일자리는 1.8% 늘리는데 그쳤다는 의미다.

고용 증감인원을 보면 LG(5360명), 삼성(5290명), GS(3280명), 대림(2142명), 현대자동차(1955명), SK(1508명), CJ(1358명) 등이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중공업(-2465명), KT(-1214명), 한진(-1122명), 대우조선해양(-1035명) 등이 감소했다.

이번 정부 들어 법인세를 올리면서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미국 등의 선진국과 법인세가 역전됐다. 양질의 서비스 일자리도 만들어야 하는데 국회에서 관련법은 낮잠을 자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최저임금인상으로 대한민국은 비용이 더 들어가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에게 국내 투자 확대를 압박한다고 실효성을 거둘지는 의문이 든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취업하고 싶어 하는 대기업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 얘기는 대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활성화하라는 요구다. 정부는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일부 친기업적 정책을 내놔야 하고 국회도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하게 없애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거꾸로 가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이주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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