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픽사베이

[뉴스워치=강민수 기자] 한국 대기의 미세먼지가 중국산이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인됐다. 중국이 춘절(설날) 기간 터뜨린 폭죽에서 배출된 초미세먼지가 국내로 유입된 사실이 확인됐다.

지름 2.5㎛(마이크로미터)이하의 먼지를 뜻하는 초미세먼지는 일반 미세먼지의 4분의 1로 입자 크기가 매우 작아 기관지에서 잘 걸러지지 않고 체내에 쌓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20일 중국발 오염물질이 국내로 흘러 들어와 초미세먼지 농도를 ‘나쁨(51-100μg/m³)’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춘절 연휴기간이었던 1월 28~30일 한국 전역을 뒤덮은 초미세먼지의 화학적 조성을 분석한 결과 같은 기간 중국 현지 불꽃놀이에 사용된 폭죽이 미세먼지의 주요 구성성분으로 확인했다.

춘절 기간인 지난해 1월 30일 새벽 한반도 대기 중 초미세먼지를 포집, 칼륨의 농도가 평소보다 약 7~8배 치솟은 것으로 확인했다.

물론 칼륨이 폭죽의 화약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일반 땔감이나 농작물 등 바이오매스를 태울 때도 발생한다.

하지만 소각활동을 할 경우 칼륨 뿐만 아니라 레보글루코산도 발생한다. 하지만 폭죽을 터뜨리를 때는 레보글루코산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연구진에 따르면 2017년 1월말 중국 춘절이 시작된 뒤 한반도 대기에는 칼륨 농도만 급격히 높아졌을 뿐, 레보글루코산 농도엔 변함이 없었다.

그동안 우리나라 대기의 미세먼지 상당수가 중국에서 유입됐을 것이라고 추정을 했지만 추정일 뿐 과학적 증거가 없었다.

이에 중국은 미세먼지에 대해 줄기차게 부인해왔고, 양국은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 서로 갈등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연구팀이 춘절에 터뜨린 화약에 대한 증거 자료를 만들면서 앞으로 우리나라와 중국의 미세먼지 대책 마련에 있어 근거 자료가 됐다.

이에 서울시와 중국 베이징시는 미세먼지를 실질적으로 줄여나가기 위해 핫라인을 구축하는 등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천지닝(陳吉寧) 베이징시장은 지난 19일 서울시청에서 ‘서울·베이징 통합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를 열고, 미세먼지 저감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2013년 설립된 ‘서울·베이징 통합위원회’는 양 도시 간 상설협력기구로 경제·문화·교육·환경 등 4개의 분과를 두고 있다. 2년에 한 번씩 두 도시에서 번갈아가며 개최되며 각 분야의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2013년 서울 1차 회의, 2015년 베이징 2차 회의 이후 지난해 서울에서 열릴 계획이었던 3차 회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무산되고 올해 재개된 것이다.

3차 회의에서 서울과 베이징은 고정연락관을 지정해 두는 방식의 ‘미세먼지 핫라인’을 만들어 두 도시의 대기 질 정보를 수시로 공유하기로 했다.

‘대기 질 개선 공동연구단’을 처음으로 구성해 기술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서울·베이징 대기 질 개선 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공무원들이 참여하는 환경 연수프로그램도 시행한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이제 중국을 향해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내놓으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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