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어기선 기자] 1939년 만든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는 아직도 우리에게 사랑 받는 영화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마거릿 미첼의 동명 장편소설(1936)을 바탕으로 제작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남북전쟁기 조지아 주 애틀랜타 목화농장을 배경으로 농장주 딸 스칼렛 오하라가 겪는 인생역정을 담고 있다.

전쟁과 재건시대 인간의 사랑과 야망을 탁월하게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으며 아카데미상 13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 등 8개 부문을 휩쓰는 등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제 이 영화는 이제 미국 극장에서 더 이상 관람을 할 수 없게 됐다.

테네시 주 멤피스의 명소 오피엄 극장은 지난 34년간 여름 특선 영화제에서 꾸준하게 선보인 이 영화를 퇴출하기로 공표했다.

퇴출 사유는 ‘인종적 몰이해’가 드러난 작품이라는 것이다. 이 영화는 일각에서는 인종차별적 고정관념을 고착화하고 백인우월주의단체 ‘쿠클럭스클랜’(KKK)을 미화한다는 문제를 제기해왔다.

소셜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 극장주 브렛 배터슨에게 항의가 빗발쳤고, 극장주는 결국 퇴출하기로 결정했다.

이것이 갖는 의미가 상당히 크다. 그 당시에는 명화이고 아름다운 영화이고, 그만큼 가치 있는 영화라고 하지만 시대가 변화하면서 퇴출되는 작품이 되는 것이다.

예술 작품도 그러하고, 문학작품도 그러하고, 철학도, 사상도 모두 시대에 따라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

이 세상에 절대적인 미학도 없고, 절대적인 철학도, 절대적인 사상도 없다. 하지만 우리는 ‘절대적인’ 것을 찾아 헤매고 있고, 영원한 것을 탐닉하고 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절대적인 것으로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고 있다. 사상과 철학 그리고 미학은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코페루니쿠스의 지동설이 나오기 이전까지는 무조건 하늘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천동설을 믿었다. 하지만 지동설이 나오면서 “그래도 지구는 돌고 있다”라고 외치고 있다.

이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고, 상대적이다. 사상도 학문도 예술도 절대적인 것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을 추구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극장에서 퇴출되는 것이 씁쓸하기는 하다. 그래도 한때 명화로 알려졌고, 우리 대중의 가슴을 적셨던 영화인데 인종차별주의 영화라는 이유로 간판이 내려지게 된 셈이다.

시대가 이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 변화에 순응해서 살아 가는 것이 정답인지 아니면 그 변화 속에서도 고수할 것은 고수하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정답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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