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어기선 기자] 금호타이어 매각이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지난 20일 열린 금호타이어 채권단 회의에서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성토가 나올 정도로 분위기는 격앙됐다.

금호타이어는 2010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후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면서 2014년 말 워크아웃에서 졸업, 시장에 매물로 나왔고, 현재 매각을 둘러싸고 우선매수협상권을 가진 박삼구 회장 측과 채권단의 갈등이 불거졌다.

금호산업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어 채권단이 요구한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의결했다.

이는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 기간 20년 보장, 매출액 대비 0.5% 사용 요율, 해지불가 등을 조건으로 내건 기존 입장을 확인한 것이다.

채권단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만약 금호타이어 매각이 무산되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현 경영진 퇴진, 우선매수권 박탈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 이번 매각은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는 것이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들의 생각이다.

이처럼 채권단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금호타이어는 유동성 문제까지 겹쳐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호타이어는 고질적인 유동성 부족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에 채권단의 지원이 필요하다. 만약 채권단이 지원을 끊으면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 경영권은 박탈하게 된다. 문제는 박삼구 회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의 지배력마저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

금토타이어 경영정상화와 신규 자금 차입을 위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주회사 금호홀딩스의 지분 40%를 담보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금호홀딩스는 또 다른 지주사인 금호산업의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극한으로 치닫게 될 경우 박삼구 회장으로서는 상당한 위기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출구는 의외의 방향에서 열릴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당이 21일 광주에서 현장 비대위원회의를 열기로 했다. 그리고 오후에는 지역 현안인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와 관련해 사측과 노조를 잇따라 만나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다시 말하면 국민의당이 금호타이어 매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국민의당은 기본적으로 해외 특히 중국 기업인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취해왔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금호타이어의 해외 기업 매각에 대해 반대 입장을 취했다.

때문에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 매각이 정치권으로 불똥이 튀게 되면 양상은 또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호남 지역은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 매각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따라서 국민의당이나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 매각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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